아파트·오피스텔 등 2만8282호
취득가부터 공시가까지 공개해
SH “투명성·신뢰성 확보에 앞장”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장기임대 중인 59㎡ 아파트(양재리본타워)의 올해 보증금은 2억4000만원이다. 2014년 보증금보다 3000만원 올랐다. SH의 2014년 이 아파트 건물·토지 취득원가는 4억원이었는데 7년이 흐른 2021년 1월 공시가격은 5억원이다.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의 주변 아파트 가격은 13억3000만원이다.
SH가 보유 중인 장기전세주택의 취득가액은 호당 평균 2억6000만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공시가격(토지 및 건물)의 45% 수준이다. 특히 SH가 강남3구에 보유 중인 8900여호 장기전세주택의 호당 취득가액은 지난해 공시가격의 42% 수준인 3억3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SH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SH가 보유 중인 장기전세주택 2만8200여호의 취득가액과 장부가액, 공시가격 등 자산내역을 전격 공개했다. SH 장기전세주택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7년 ‘시프트’라는 이름으로 도입한 공공주택이다. 무주택 중산층을 대상으로 중형 평형 위주로 공급되고, 주변 시세의 50∼80%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SH는 지난 15년간(2007∼2021년) 약 3만3000호의 시프트를 공급해왔다.
이번에 자산내역이 공개된 장기전세주택은 SH가 보유 중인 아파트와 다세대 다가구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가운데 지난해 재산세가 부과된 2만8282호이다. 이들 주택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6월1일 기준 16조5041만원인데, 시세는 지난해 11월 기준 32조1067억원에 달한다. SH 장기전세주택의 호당 공시가격은 5억8000만원, 시세는 11억3500만원인 셈이다. 시세는 해당 사업지구의 실거래가 중 가장 최신 계약일 기준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거래시스템,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국민은행 시세를 조회해 나온 금액이다.

SH는 이들 시프트의 취득가액과 장부가액도 공개했다. 취득가액은 토지 3조3234억원, 건물 4조1156억원 등 7조4390억원으로 호당 평균 2억6000만원이었다. 주택감가상각비 등이 반영된 장부가액(2020년 12월 기준)은 토지 3억3141만원, 건물 2억9153만원으로 호당 평균 2억2000만원이었다. 이들 시프트의 지난해 공시가격이 5억8000만원이었으니 장부가액이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지역마다 취득가액과 장부가액, 공시가격 등이 달랐다. 강남3구 장기전세주택(8919호)의 경우 평균 취득가액은 3억3000만원, 장부가액은 2억8000만원, 공시가격은 7억9000만원이었다. 그외 자치구 장기전세주택(1만9021호)의 취득가액은 2억3000만원, 장부가액은 1억9000만원, 공시가격은 4억9000만원 정도다.
이번 자산 공개는 김헌동 SH 사장이 취임 후 약속했던 ‘서울시 5대(大) 혁신 방안’과 ‘열린 경영·투명 경영’ 실천 방안의 일환이다.
SH는 장기전세주택을 시작으로 공사가 보유한 자산 중 재산세 부과 대상인 주택 및 건물 약 13만건과 토지 약 1만건의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분양원가 내역과 함께 보유 자산을 공개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경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