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여개국 1500명 선수 참가
6개 종목 78개 금메달 놓고 경쟁
대한민국 대표팀 동메달 2개 목표
‘첫 金’ 신의현 바이애슬론 기대감
휠체어컬링 ·최사라 유력 메달 후보
IPC, 러시아·벨라루스 출전 불허

모든 스포츠는 그 자체로 하나의 감동의 드라마다. 지난달 끝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며 스포츠팬들은 이를 만끽했다. 그런데 감동의 드라마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4일 개막해 13일까지 열흘간 열전을 펼치기 때문이다. 앞선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동일한 베이징·옌칭·장자커우에 전 세계 50여 개국, 약 1500명의 선수단이 모여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6개 종목에서 총 78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겁게 경쟁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이번 패럴림픽도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를 슬로건으로 걸었다. 아이로니컬한 일이다. 지난달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러시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이웃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탓이다. 결국, 평화의 축제가 돼야 할 패럴림픽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그래도, 선수들은 오직 스포츠 정신만으로 한자리에 모여 함께 싸우고, 경기가 끝나면 어우러져 우정을 나눈다. 마침 걱정했던 우크라이나 선수들도 선수단 20명이 정상적으로 대회에 나선다. 우크라이나는 2018 평창대회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로 종합 6위를 차지한 동계패럴림픽 강국으로,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굳건하게 나서 감동의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3일 국제 패럴림픽위원회(IPC) 긴급회의 결과 출전이 불허 됐다.
동계패럴림픽은 한국에도 특별한 대회다. 동·하계올림픽과 하계패럴림픽 등에서 한국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동계패럴림픽만큼은 여전히 도전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척박한 동계 스포츠 환경에 장애인 스포츠의 어려움까지 겹쳐진 탓이다. 그래도 극복에 익숙한 태극전사들은 대회마다 꾸준히 도전해 지난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동메달 2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홈그라운드에서 치렀던 평창 대회를 제외하면 역대 대회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따냈던 적이 없었기에 비교적 높은 목표다. 평창 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이 반영됐다.
메달 기대주는 신의현(42)이 첫손으로 꼽힌다. 2018 평창에서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포함해 2개의 메달을 수확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좌식 6㎞와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좌식 18㎞ 등에 출전한다. 크로스컨트리는 지난 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고, 주종목이 아닌 바이애슬론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사격 훈련에 전념한 만큼 깜짝 메달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휠체어컬링 대표팀도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선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9위에 머물렀지만 패럴림픽을 준비하며 팀워크와 기량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다. 선수단 5명의 성씨를 따 ‘장윤정 고백’이라고도 불리는 이 팀은 대회를 앞두고 가수 장윤정이 응원과 후원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알파인스키의 ‘샛별’ 최사라(19·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도 유력한 메달 후보다. 2003년생으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중 막내지만 지난 1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고, 슈타이나흐 암 브레너 유로파컵에서도 대회전 2위, 슈퍼대회전 3위의 성적을 내는 등 최근 기세가 최고조라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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