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6·25 참전용사 희생 기리는 문구로 널리 쓰여
주한 美대사관, 우크라 저항과 韓 독립투쟁 비교 ‘눈길’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의 ‘프리덤 이즈 낫 프리(Freedom is not free)’는 미국에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문구로 널리 쓰인다. 자유를 수호하려면 많은 이가 피를 흘려야 하는 등 상당한 희생이 요구된다는 의미인데, 2019년 입학해 내년 졸업과 동시에 육군 소위로 임관할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4학년 생도들의 동기생 구호이기도 하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무차별 공격에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사상이 잇따르면서 이 ‘프리덤 이즈 낫 프리’ 문구가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널리 쓰여 눈길을 끈다.
1일 트위터에서 ‘#FreedomIsNotFree’라는 해시태그로 검색을 하면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러시아를 비난하는 게시물이 아주 많이 발견된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전을 개시한 지난달 24일 이후 올라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FreedomIsNotFree’와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영어 국호인 ‘#Ukraine’, 대(對)러시아 저항을 이끌며 자국은 물론 세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뜻하는 ‘#Zelensky’, 우크라이나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StandWithUkraine’ 등 해시태그도 단골처럼 등장한다.

‘게리’라는 이름의 누리꾼은 트윗에서 “우린 모두 우크라이나인”이라며 “이 용감한 국민을 향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슨 일이든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지금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걸 몸소 입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누리꾼 ‘릭’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저항은 자유를 위해 싸운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FreedomIsNotFree’ 해시태그를 달았다.

다수 미국인에게 ‘프리덤 이즈 낫 프리’ 문구는 한국에서 일어난 6·25전쟁(1950∼1953)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수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그저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말만 듣고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용감하게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했다. 그래서인지 미국 수도 워싱턴의 6·25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에는 영어 대문자로 ‘FREEDOM IS NOT FREE’라고 큼직하게 새겨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등 숱한 전쟁을 치른 미국의 참전용사 추모시설들 가운데 ‘프리덤 이즈 낫 프리’라는 문구를 쓴 곳은 6·25전쟁 기념공원 말고는 드물다. 우리나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도 똑같이 ‘프리덤 이즈 낫 프리’라는 문구가 새겨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프리덤 이즈 낫 프리’가 우크라이나 응원 문구로 부상하자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은 반기는 모습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삼일절인 이날 SNS를 통해 일제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한국의 애국선열을 추모하며 ‘#FreedomIsNotFree’ 해시태그를 달았다. 요즘 러시아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일제강점기(1910∼1945) 한국의 독립운동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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