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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항전에서 한국 독립투쟁, 6·25 떠올린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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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2 06:00:00 수정 : 2022-03-01 21:39:05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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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우크라 응원글에 ‘#FreedomIsNotFree’ 해시태그
원래는 6·25 참전용사 희생 기리는 문구로 널리 쓰여
주한 美대사관, 우크라 저항과 韓 독립투쟁 비교 ‘눈길’
트위터에 올라온 우크라이나 응원 게시물들. 하나같이 한국의 6·25전쟁을 상징하는 ‘#FreedomIsNotFree’ 해시태그(빨간줄)를 붙인 점이 눈에 띈다. SNS 캡처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의 ‘프리덤 이즈 낫 프리(Freedom is not free)’는 미국에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문구로 널리 쓰인다. 자유를 수호하려면 많은 이가 피를 흘려야 하는 등 상당한 희생이 요구된다는 의미인데, 2019년 입학해 내년 졸업과 동시에 육군 소위로 임관할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4학년 생도들의 동기생 구호이기도 하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무차별 공격에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사상이 잇따르면서 이 ‘프리덤 이즈 낫 프리’ 문구가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널리 쓰여 눈길을 끈다.

 

1일 트위터에서 ‘#FreedomIsNotFree’라는 해시태그로 검색을 하면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러시아를 비난하는 게시물이 아주 많이 발견된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전을 개시한 지난달 24일 이후 올라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FreedomIsNotFree’와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영어 국호인 ‘#Ukraine’, 대(對)러시아 저항을 이끌며 자국은 물론 세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뜻하는 ‘#Zelensky’, 우크라이나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StandWithUkraine’ 등 해시태그도 단골처럼 등장한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1일 한국의 삼일절을 맞아 올린 SNS 게시물에 요즘 우크라이나 응원 문구로 널리 쓰이는 ‘#FreedomIsNotFree’ 해시태그(빨간줄)가 달려 있다. SNS 캡처

‘게리’라는 이름의 누리꾼은 트윗에서 “우린 모두 우크라이나인”이라며 “이 용감한 국민을 향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슨 일이든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지금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걸 몸소 입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누리꾼 ‘릭’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저항은 자유를 위해 싸운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FreedomIsNotFree’ 해시태그를 달았다.

 

미국 워싱턴 6·25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에 새겨진 ‘FREEDOM IS NOT FREE’ 문구(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의 추모비 벽에 새겨진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와 ‘FREEDOM IS NOT FREE’ 문구. SNS 캡처

다수 미국인에게 ‘프리덤 이즈 낫 프리’ 문구는 한국에서 일어난 6·25전쟁(1950∼1953)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수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그저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말만 듣고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용감하게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했다. 그래서인지 미국 수도 워싱턴의 6·25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에는 영어 대문자로 ‘FREEDOM IS NOT FREE’라고 큼직하게 새겨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등 숱한 전쟁을 치른 미국의 참전용사 추모시설들 가운데 ‘프리덤 이즈 낫 프리’라는 문구를 쓴 곳은 6·25전쟁 기념공원 말고는 드물다. 우리나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도 똑같이 ‘프리덤 이즈 낫 프리’라는 문구가 새겨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프리덤 이즈 낫 프리’가 우크라이나 응원 문구로 부상하자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은 반기는 모습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삼일절인 이날 SNS를 통해 일제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한국의 애국선열을 추모하며 ‘#FreedomIsNotFree’ 해시태그를 달았다. 요즘 러시아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일제강점기(1910∼1945) 한국의 독립운동에 비유한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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