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전체 HD LED 스크린으로
개회식 이어 눈꽃테마로 수놓아
AR 활용한 中 전통매듭도 눈길
한국선수단 기수 차민규가 맡아
文대통령, 박지우·김보름 언급
“멋진 모습 보여… 웃는 일 많길”

지난 4일 개막한 전 세계 겨울 스포츠 대축제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화려한 폐회식과 함께 17일간의 열전을 마감했다. 이번 대회는 ‘함께하는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91개국 29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해 7개 종목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시작해 지난해 도쿄 하계올림픽에 이은 ‘동북아시아 3회 연속 올림픽’ 대장정도 마감됐다.
그 끝을 알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 역시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폐회식과 이번 대회 개회식 총연출을 맡은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지휘했다. 100분간 진행된 이번 폐회식도 무대 전체를 HD LED 스크린으로 꾸며 다양한 장면을 연출했던 개회식처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묘하고 낭만적인 느낌’을 선사하는 데 주력했다.
당나라 시인 이백의 ‘북풍행’의 한 구절인 “연산의 눈꽃은 방석처럼 넓다’와 ‘세상에 똑같은 눈꽃은 없다’는 속담에서 모티브를 얻어 서로 다름 속에 포용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눈꽃이라는 소재로 표현했던 개회식에 이어 이번 폐회식에도 눈꽃의 테마는 이어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입장과 중국 국가 연주 때는 눈꽃 모양의 홍등을 내세워 중국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선수단 입장 때는 12간지 동물 모양의 거대한 썰매 모양의 얼음 신발이 등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여기에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마치 실제로 있는 듯한 거대한 중국 전통 매듭을 폐회식장 안에 선보여 중국의 기술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경기 중에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매듭처럼 하나로 섞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 선수단의 폐회식 입장 기수로는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 은메달리스트 차민규(의정부시청)가 맡았다. 한국은 먼저 귀국한 선수단을 제외한 총 36명(임원 21명 선수 15명)이 폐회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빛낸 선수들의 열정적인 순간들을 모은 영상이 대형 화면을 통해 전달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남녀 크로스컨트리 메달리스트들의 시상식에 이어 성공 개최의 숨은 공로자인 자원봉사자들도 소개됐다. 이별의 아쉬움은 버드나무로 달랬다. 중국에서는 버드나무가 이별을 상징하는 징표다. 참가자들은 모두 버드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베이징에서의 추억을 뒤로했다. 이별과 함께 빛의 색깔은 봄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바뀌었다. 겨울이 봄으로 넘어가면서 전염병이 사라지는 것을 표현했다.
행사는 4년 뒤 2026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의 시장에게 올림픽 깃발이 넘어가면서 막을 내렸다. 특히 마지막 성화가 사그라질 때는 2008년 하계올림픽의 한순간이 물리적으로 재현돼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초월’의 느낌을 표현했다. 서서히 사라진 성화의 불씨와 함께 선수들은 4년 뒤에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날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뜨거운 열정으로 빙판과 설원을 달군 65명의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과 코치진, 정말 수고 많았다”며 “무엇보다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경기를 마쳐 기쁘다.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어려움 속에 있는 국민들께 9개의 메달로, 65개의 멋진 파이팅으로 위로해주었다”고 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박지우·김보름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며 “박 선수는 넘어진 선수를 도우며 메달 이상의 큰 울림을 만들었고, 김 선수는 마음속 부담을 털어내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선수에게 웃는 일만 많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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