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기업 투자… 세계최고 성장
선수들 자비부담 훈련… 지원 필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설상 종목에서 하나의 메달도 건지지 못해 ‘빙상 강국’의 명성 뒤에 가려진 ‘설상 불모지’의 뼈아픈 현실을 다시 절감했다. 4년 전 평창에서는 ‘배추보이’ 이상호(27·하이원·사진)가 올림픽 70년 노메달의 역사를 깨는 기적 같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선사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는 유력한 우승후보였음에도 0.01초 차이로 8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의 고배를 마셨다.
다만, 이상호처럼 메달권이 아니더라도 설상 종목에서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친 선수들이 있었다. 한국의 노르딕 복합 ‘1호’ 선수인 박제언(29·평창군청)은 지난 15일 열린 개인 라지힐 10㎞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47명 중 44위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쳤다. 이는 개인 최고 기록이다. 평창 때는 48명 중 47위에 머물렀다. 지원이 부족한 비인기 종목 특성상 박제언은 지난 4년간 자비를 털어 코치 경비까지 스스로 부담하며 훈련해왔다. 알파인 스키에서도 남녀 모두 올림픽 최고 순위 타이기록을 썼다. 정동현(34·하이원)이 남자 회전 종목에서 21위를 기록, 출전한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김소희(26·하이원)는 여자 대회전에서 33위에 올랐다.
2026 밀라노에서 이상호가 썼던 ‘평창의 기적’을 재현하려면 비인기 설상 종목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호 역시 대기업(롯데)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내 최고 수준에서 세계 최고로 성장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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