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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kiss)’는 사라지고 ‘크라이(cry)’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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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18 19:00:00 수정 : 2022-02-18 19: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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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눈물을 흘리자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가 발리예바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스(kiss)‘는 사라지고 ‘크라이(cry)’만 남았다. 러시아 ‘피겨 천재’ 카밀라 발리예바(16)는 1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후 점수 발표를 기다리는 키스앤크라이 존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자신의 몰락을 직감한 듯한 눈물이었다.

 

발리예바는 경기 초반 트리플 악셀, 쿼드러플(4회전) 콤비네이션 점프 등에서 연달아 3번의 착지 실수를 범하며 넘어졌다. 결국 자신의 프리 최고 기록인 185.29점보다 무려 43점이 낮은 141.93점을 받으며 최종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발리예바의 몰락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연상케 한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그는 출전 대회마다 최고점을 경신하며 경쟁자 없는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는(IOC)는 지난해 12월 발리예바가 제출한 도핑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지난 11일 공식 발표했고, 발리예바가 입상할 경우 시상식을 열지 않을 것이며 그의 기록을 공식 기록이 아닌 ‘잠정 기록’으로 간주하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이번 올림픽 선수단 중 최연소인 16세의 어린 소녀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추락했다.

 

이날 눈물을 보인 러시아 소녀는 한 명이 아니다. 은메달을 따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8)는 자신의 순위를 확인하고는 “나 빼고 다 금메달이 있다. 난 이 스포츠가 정말 싫다”고 소리치며 울었고, 이 모습은 화면에 잡혀 그대로 중계됐다. 트루소바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항상 더 많은 쿼드러플 점프를 추가했고, 우승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여자 피겨 선수로는 최초로 다섯 차례의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해 프리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쇼트 프로그램 기록과의 합산 결과 안나 쉐르바코바(255.95점)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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