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정책 공약 홍보를 위해 임대한 일명 ‘열정열차’ 내에서 구두를 신은 채 맞은편 좌석에 발을 올리고 있는 사진이 13일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여권은 ‘시민의식’과 ‘공중도덕’ 등을 운운하며 “부끄럽다”고 맹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다리 경련으로 잠시 다리를 올렸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유감을 표했다.
윤 후보 측 이상일 상근보좌역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윤 후보가 호남지역을 누빈 열정열차에 탑승해 있는 사진들을 올렸다. 이 중 윤 후보가 대각선 맞은편에 앉은 이 보좌역 옆자리에 두발을 올리고 있는 한 사진이 온라인 공간에서 여권 관계자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졌다. 해당 좌석은 비어있긴 했으나, 윤 후보가 구둣발을 올린 채 다리를 쭉 펴고 있는 모습이 공중도덕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함께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즉각 날선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평생에 걸쳐 특권과 권위에 의지해 온 윤 후보의 노 매너와 몰상식이 이제 놀랍지도 않다”며 “윤 후보는 민폐, 특권 열차를 당장 중단하고 자신이 끼친 민폐에 대해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소영 선대위 대변인도 SNS에 ‘이러려고 열차 빌렸나?’라는 제목의 글과 해당 사진을 올린 뒤 “(윤 후보가) 옆으로 ‘쩍벌’을 못하니 앞으로 ‘쭉뻗’인가”라며 “전세 열차가 윤 후보 집 안방이냐. 노매너와 몰상식에 매번 경악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SNS를 통해 “자신의 더러운 구둣발 오물이 좌석에만 묻는 것이 아닌, 국민의 마음에 오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것조차 모르는 것 같다”고 윤 후보를 질타했다.
정춘숙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공중도덕도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사람이 있다니…”라고 했고, 고민정 의원은 “누가 볼까 부끄럽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라고 적었다. 황희두 선대위 디지털대변인도 “윤 후보는 열차가 자기 집 안방인 줄 아나 보다”라고 썼다. 손혜원 전 의원은 “공공의식 전무한 자가 대통령 후보라니”라는 글로 가세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보좌역은 SNS에 올렸던 글과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이후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은 ‘알려드립니다’란 공지글을 통해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가벼운 다리 경련으로 참모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다리를 올렸다”며 “세심하지 못했던 부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보단은 이것이 윤 후보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SNS에 자신과 윤 후보가 마주 보고 앉은 사진을 올리며 “제가 잠시 방송칸에 10여분간 방송을 하러 간 사이 저와 1시간 가까이 무릎을 맞대고 앉아 대화하느라 경련이 온 후보가 참모진과 대화를 하면서 잠시 다리를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전후사정과 관계없이 잘못된 일이고, 앞으로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더욱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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