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 등 다닌 협궤열차, 현존 터우형 증기기관차도
전라방언 특징 ‘동학농민군 편지’는 등록문화재 확정

21년 전 퇴역한 ‘대통령 전용열차’ 등 기차 4건이 일제히 문화재로 등록된다.
또한 전라도 방언 특성이 담겨있는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동학농민군 편지’도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대통령 전용 디젤전기동차’, ‘협궤 디젤동차 163호’, ‘협궤 객차 18011호’, ‘터우5형 증기기관차 700호’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하고, 한달문이 쓴 ‘동학농민군 편지’의 문화재 등록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대통령 전용 디젤전기동차’는 1969년부터 2001년 퇴역할 때까지 30여년간 대통령을 태우고 각지를 다녔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대통령이 이용했다. 대통령이 1980년 충북선 복선 선로 개통식, 1993년 대전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할 때 탑승했다.
두 량으로 구성되며, 한 량 길이는 25m다. 대통령 집무실, 침실, 수행원실 등을 갖췄다. 앞서 2008년 문화재로 등록된 ‘대통령 전용 객차’와 달리 기관실과 객차가 연결됐다. ‘대통령 전용 객차’는 1927년 제작돼 1955년 개조됐다.

‘협궤 디젤동차 163호’와 ‘협궤 객차 18011호’는 모두 인천공작창에서 1965년 제작됐다. 두 열차는 각각 수원과 인천을 잇는 ‘수인선’과 수원과 여주 사이에 놓인 ‘수여선’ 협궤철도를 오갔다. 두 노선은 1930년대에 개통됐으며, 1990년대 이전에 폐선됐다.
두 열차는 서해안 주민들이 주로 이용한 교통수단으로, 서민의 낭만과 애환이 담겨 생활사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터우5형 증기기관차 700호’는 1914년 제작돼 1919년부터 1935년까지 운행된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터우형 증기기관차다. 터우형 차량은 앞쪽과 뒤쪽에 각각 바퀴 4개, 6개가 있다.
이 열차는 운행종료 후에는 철도학교 박물관으로 이전하여 단면을 절개해 내부구조와 작동원리 이해를 위한 교육용자료로 80년 이상 활용됐다. 또 터우6형 증기기관차가 국내에서 제작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등록 예고한 철도차량 4건에 대해서도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문화재로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또한 전북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보유한 동학농민군 편지는 전남 화순에서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하다 나주 감옥에 투옥된 한달문이 1894년 어머니에게 보낸 한글 편지 원본이다. 크기는 가로 40㎝, 세로 21.2㎝다.
주된 내용은 본인 목숨을 구해 달라는 것이다. ‘고상’(고생), ‘깊피’(급히), ‘직시’(즉시)와 같은 전라도 방언이 기록된 것이 특징이다. 또 당시 동학농민군의 처지와 실상을 살필 수 있는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다.

문화재청은 앞서 문화재로 등록한 양반가 자제 유광화의 ‘동학농민군 편지’와 구별하기 위해 문화재 명칭을 ‘동학농민군 편지(2022)’로 정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한달문 편지는 동학농민군의 처지와 실상을 살필 수 있어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근현대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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