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도요타 생산에 타격… “공급난에 기름 부어”
모방 시위대 프랑스 남부에 결집…10일 파리 집회

캐나다에서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反)백신 시위에 관해 캐나다와 미국 정부가 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시위대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미국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앰배서더 다리를 점거하면서 교역이 막혔고, 제조업계는 공급난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자 시위대는 북미 최대 교역로로 알려진 앰배서더 다리의 통행을 가로막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북미 교역의 중요한 통로인 이 다리는 양국 교역의 27%를 책임진다. 캐나다 자동차 산업계의 이익단체인 글로벌오토메이커스의 데이비드 애덤스 사장은 “일일 5000~7000대의 트럭이 이 다리를 통해 자동차 부품을 조달한다”고 말했다. 조달되는 자동차 부품을 액수로 따지면 일일 약 5000만달러(약 598억원)에 달한다.
자동차는 캐나다가 수출하는 품목 중 원유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동시에 캐나다가 수출하는 자동차의 90% 이상은 미국으로 보내진다.
이 때문에 양국 정부는 이번 시위가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봉쇄가 양국의 노동자와 공급망에 잠재적 타격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미국 미시간주에서 캐나다로 향하는 농산물 수출도 영향을 받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티프 매클렘 총재는 “캐나다로 진입하는 주요 지점들의 봉쇄가 장기화하면 경제에 가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미 글로벌 공급망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가 기름을 부었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완성차 업계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불만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포드와 도요타자동차는 부품 부족에 따른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는 부품 부족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고, 오크빌에 있는 공장도 단축 운영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앰배서더 다리가 막혀 고객, 근로자, 지역 사회, 국경 양쪽의 기업들이 피해를 보았다”며 “양국의 자동차 업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속한 해결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요타도 캐나다 내 공장 3곳에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플라비오 볼프 캐나다 자동차부품협회 회장은 양국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위는) 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짓”이라며 “이번 시위가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운전사들의 일자리를 잃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트럭 운전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정부 조치에 반대해 시위를 주도했다. 이후 제1야당 보수당과 극우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시위 규모가 불어났다.
‘자유의 수송대’라 불리는 캐나다 시위대를 모방해 유럽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가 9일 열렸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 200여 명은 이날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몰고 프랑스 남부 니스에 결집해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로 출발했다. 이들은 10일 파리에서, 13일 브뤼셀에서 각각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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