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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찰서장의 ‘조폭박물관’ 제안… “해괴망측” “색다른 재미”

입력 : 2022-02-09 17:10:41 수정 : 2022-02-09 17:10:40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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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익산시장 후보, 이색 제안
김성중 전 익산경찰서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글. 사진=SNS 캡처

“해괴망측하게 무슨 조폭박물관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전북 익산시장에 출마 의사를 밝힌 한 후보가 도심에 ‘조폭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제안을 내놔 시민들 사이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젠 별걸 다 공약으로 내세우느냐”며 고개를 젓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재미는 명소가 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한 이는 익산시장에 출마하는 김성중(58) 후보. 그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익산에 도심에 설치된 교도소 세트장 옆에 조폭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이색 제안을 내놨다.

 

그는 “엉뚱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조폭 도시’라는 오명을 쓴 익산에 조폭박물관을 세워보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나 중화권의 ‘삼합회’, 이탈리아 ‘마피아’ 등이 있는 그 어떤 도시에도 조폭과 관련된 박물관이 없는 만큼 익산에 조폭박물관이 들어서면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조폭 문화에 대한 연구와 자료 보존, 전시, 그 폐해에 대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 등을 하면 현실의 조폭 문화는 박물관에 봉인되고 박제화돼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후보는 이런 제안을 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7일 새벽 익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관내 조폭 폭력배 2개파 조직원 30여 명이 패싸움을 벌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조직폭력배는 이권과 이익을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 조직을 말하는데, 익산에는 배차장파, 구시장파, 삼남배차장파, 역전파, 중앙동파 등 6개 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이들 조직은 1980년대 왕성하게 활동했고 1990∼2000년대 정부의 ‘범죄와 전쟁’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당시 전국적으로 위세를 떨쳐 목포, 광주와 함께 익산이 3대 조폭 도시의 오명을 쓰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런 제안을 내놓은 데는 경찰 현역 시절 경험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경찰대(2기) 출신이자 범죄학 박사로 서울 양천경찰서장, 인천 강화경찰서장, 익산경찰서장, 전북경찰청 형사과장 등을 지냈다.

 

김 후보는 “지난 10년간 익산에서는 여러 차례 패싸움이 벌어졌는가 하면 수천만 원대 도박과 오락실 투자금 갈취, 투자신탁회사 수십억 횡령, 1000억원대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등 다양한 형태의 조폭 관련 사건이 벌어졌다”며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범죄를 포함하면 그 문제는 실로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박물관은 조폭 문제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을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오랜전부터 구상해왔다”며 “없어져야 할 과거 행태와 그 폐해를 바로 잡고 청소년 교육 등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이런 제안에 대해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 시민들은 “지금도 조폭들이 도심에서 버젓이 활개를 치는데 박물관이 왠 말이냐”, “조폭이 역사에 길이 남을 가치가 있느냐”, “그런 여력이 있으면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했다.

 

반면 “조폭 교도소가 생기면 재밌을 것 같다”, “생뚱맞은 것 같으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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