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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F-5E 전투기 사고로 순직한 심정민(28) 공군 소령이 추락 당시 민가를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탈출을 포기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군인의 본분을 다한 것이다. 지난해 공군 여중사 성추행에서부터 최근 월북자에 의한 전방 철책 경계 붕괴에 이르기까지 군은 갖가지 사건 사고로 얼룩졌다. 기강해이로 만신창이가 따로 없었다. 심 소령의 순직 소식이 가슴 뭉클해지는 이유다.

기체가 급강하하는 순간에도 심 소령이 조종간을 놓지 않은 채 가쁜 호흡을 한 정황은 비행기록장치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투기는 주택이 있는 마을과 불과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아찔했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장병 추모에 인색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SNS에 올린 글에서 “끝까지 조종간을 붙잡고 민가를 피한 고인의 살신성인은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표상으로 언제나 우리 군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전투기 사고 소식은 잊을 만하면 들려온다. 2018년 4월 경북 칠곡군에서 공군 주력기인 F-15K 전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순직했다. 2007년에는 순직한 전투기 조종사를 아버지로 둔 아들이 KF-16 전투기를 몰다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비행 중 사고가 많다보니 수원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는 2004년 6월 창공에서 산화한 조종사 100인을 기리는 추모공원이 들어섰다.

전투기 사고는 노후 전투기에서 주로 발생한다. 심 소령이 몰던 F-5 전투기도 운용된 지 30년이 지났다. 이 전투기를 공군은 80대가량 보유하고 있다. 향후 8년 정도 더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보다 더한 ‘사골’ F-4 팬텀도 있다. 북한에 맞서 적정보유 대수를 맞추기 위한 조치다. 이들 전투기는 다른 전투기에서 부품을 빼내 돌려 막는 ‘동류 전환’이라는 방식으로 생명줄을 부여잡고 있다. 그러니 사고는 필연이다. 2000년 이후 F-4와 F-5를 합쳐 17대 추락했고, 젊은 조종사 10여명이 순직했다. 그런데도 목숨을 담보한 임무수행은 계속된다. 언제까지 꽃다운 청춘들의 목숨을 영공에 바쳐야 할지 국민들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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