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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탈북민 월북과 통일부의 무책임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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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13 23:33:40 수정 : 2022-01-13 23: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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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북 이유 제대로 파악 않고
“전반적 지원 해줬다”고만 설명
남한 정착과정·생계난만 부각돼
탈북민들 편견 심화 우려 속앓이

새해부터 벌어진 탈북민 월북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가능했으며, 정부 대책은 무엇인지에 쏠려 있다. 일단 우리의 궁금증을 국방부가 국가정보원·경찰 등과 합동수사로 밝히기까지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20년 11월 ‘점프 귀순’으로 온 사람이란 것이 확인되자 국민과 언론의 의문은 급격히 증폭됐다. 해당 부대에 부과된 비현실적으로 넓은 책임구역, 수색·보고 해이, CCTV 기록 시계 고장, 월북을 월남 상황으로 오판한 지휘부 등 국방부 스스로 밝힌 문제의 해결은 정부와 국회의 숙제다.

그러나 월북 이유는 미궁이다. 국방부는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 질의에 “세부적인 것은 확인 중”이라면서도 “(간첩 혐의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일반 민간인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가기도 전에 방향을 잃을 만큼 해당 지역은 지형이 험난해 군사교육을 받은 이의 월북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특히 ‘월북 후 북측 GP에서 4명의 요원이 남측으로 나와 일종의 안내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대목이 월북 이유를 묻게 만든다. 북한군이 2020년 9월 서해에서 표류하는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해상에서 총살하고 불태운 것처럼, 코로나19 차단 명분으로 국경을 극단적으로 봉쇄하고 국경을 허가 없이 넘는 사람은 발견 즉시 사살하도록 해온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이상한 측면이 있다.

이렇다 보니 다른 탈북민들은 애먼 자신들에 대한 시선만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대응은 실망스럽다. 월북 이유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월북한 탈북민이 신변보호, 주거, 의료, 생계, 취업 등 전반적 지원을 받았다’고만 설명했다. 정부 지원을 받았으니 월북은 개인 책임이라는 말이냐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 정부가 월북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려는 건지, 아니면 없던 일처럼 넘기려는 건지도 불분명하다. 해수부 공무원 표류와 피살사건 때는 초고속으로 ‘채무 때문에 택한 자진 월북’이라고 단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월북 이유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지원할 건 다해줬고 탈북민들에 대한 생계지원을 더 늘리겠다’는 식의 통일부 답변이 사실상 전부인 셈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사건과 무관한 탈북민들 가운데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고, 왜인지 주목하는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영국 더타임스가 ‘CCTV에서 그를 5번이나 놓친 한국군의 무능보다 놀라운 것은 A씨의 월북 동기’라고 보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이번 월북의 동기에 대한 설명은 회피하고 그와 무관한 탈북민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탈북민의 재입북은 재북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정착 과정에서 겪는 심리·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설명한 것은 무책임하다. 탈북민들이 어디선가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언급하며 재입북을 종용하거나 협박하는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탈북민들의 정착과 생활 여건에 관심이 높아진 점이 탈북민들 입장에선 달갑지만은 많다. 지난 10년간 북한으로 돌아간 탈북민이 30여명이나 된다는 것과 취업과 생계 등 경제적 어려움이 남한 생활의 가장 큰 곤란으로 부각되면서 탈북민들을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보는 편견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당장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이나 시선이 더 나빠지지 않게끔 하는 게 통일부가 할 일이다. 최소한 ‘이번 사건과 다른 탈북민들을 연결짓는 것은 우려스럽고, 정착과 자기 발전에 힘쓰는 대다수 탈북민들은 구분해 생각하기 바란다’라고 강조하기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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