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동 순방 추진을 지적한 논평을 “외교 결례”라고 꼬집은 청와대를 향해 “‘내로남불’”이라며 과거 조작 사진과 국가명 오기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남 탓하기 전에 청와대 자신부터 돌아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장영일 상근부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문 대통령 순방 관련 야당 논평이 외교 결례라고 비판했다”며 “외교 결례도 내로남불인가. 남 탓하기 전에 청와대 자신부터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전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 계획을 발표한 뒤 “어제 한 야당이 대통령의 순방일정을 포함하는 논평을 낸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새해 벽두부터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소식이 들려온다. 벌써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국가들이 거론되고 해당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관련 보도가 줄을 잇는다”며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29회에 걸쳐 53개국을 방문했다. 코로나 창궐로 1년 5개월 동안 해외 방문이 불가능했던 것을 감안하면 1.3개월에 한 번은 해외를 찾은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장 상근부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대통령 중동 순방 일정을 알지도 못했고 일정을 공개한 적도 없다. 논평은 이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간다는 소문은 뭔지, 순방의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을 뿐이다”며 “외교 결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6월 13일, 정부 공식 SNS에 올라온 ‘사진 한장으로 보는 대한민국 위상’ 제하의 사진에서 문 대통령이 중앙에 있는 G7 정상 단체 사진이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문 대통령을 돋보이게 하려고 남아공 대통령을 잘라낸 조작 사진이었다”며 “말레이시아 순방을 간 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말을 건네고, 오스트리아에 국빈방문을 했는데 청와대 SNS에는 독일 국기가 게시됐다”고 꼬집었다. 또 “‘체코공화국’을 옛 명칭인 ‘체코슬로바키아’로 써서 망신을 샀고, ‘발틱 3국’을 ‘발칸 3국’으로 오기해서 라트비아 대사관의 항의까지 받았다”며 “방한한 벨기에 왕비에게 선물한 공주와 왕자의 한복은 5년 전 나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서 도저히 입을 수가 없었고, 교황은 따뜻한 나라 출신이어서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한다. 이건 외교 결례인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장 상근부대변인은 “이런 게 진짜 외교 결례다. 그러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고, 아무리 실수가 반복되고 잘못이 계속돼도 개선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문재인정부의 아마추어 외교로 대한민국의 입지는 그 어느 때보다 좁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