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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엿새 만에 '마하 10'… "극초음속 아니다"는 軍 보란 듯

입력 : 2022-01-12 06:00:00 수정 : 2022-01-11 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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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로 탄도미사일 추정 1발 발사
엿새만에 무력시위… 靑 “강한 유감”

비행거리 700㎞ 이상… 성능 ‘업’
연초에 잇단 발사 ‘이례적 행보’
“우리 軍 ‘성능 과장’ 평가절하에
시험발사 일정 앞당겨 쐈을 수도”

日 기시다 “계속 발사 극히 유감”
안보리, 규탄성명… 한국은 불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국방과학원은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11일 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속도는 극초음속미사일로 분류되는 수준인 마하 10(시속 1만2240㎞)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 이후 엿새 만이자 올해 들어 두 번째 무력시위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27분쯤 북한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다”며 “비행거리는 700㎞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 최대속도는 마하 10 안팎”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음속의 10배 수준인 마하 10은 극초음속미사일에 포함되는 속도다.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성능개량과 기술향상 차원에서 3차 시험발사를 단행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계속 포착한 속도들이 마하 10 이상 나온 건 아니고 현재까지 최고 속도가 그 정도”라며 “(추가적인 부분은) 한·미 간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만 설명했다. 이날 발사는 미국, 일본, 유럽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지난 5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직후에 이뤄졌다. 안보리 회의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5시쯤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이날 오전 8시50분부터 50여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북한의 올해 1차 발사 당시 ‘우려’보다는 대응 수위를 올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NSC로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대선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연속해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 대해 우려가 된다”면서 “앞으로 더 이상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또… 1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다고 밝혔다. 남정탁 기자

◆“극초음속 아니다”는 軍 보란 듯 … 속도 2배 높여 ‘도발’

 

북한이 지난 5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지 엿새 만인 11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또다시 쐈다. 특히 이번 탄도미사일은 자신들의 극초음속미사일 수준을 ‘무시’했던 한국 군 당국에 보란듯이 최대 속도가 마하 10 안팎에 도달했다. 연초부터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이례적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은 추가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점쳤다.

 

◆엿새 만에 미사일 최대속도 마하 6→마하 10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발사체는 비행거리 700㎞ 이상, 최대고도 약 60㎞, 최대속도 마하 10 내외다. 합참은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성능이 진전됐다고 분석했다. 발사체는 정점에서 최대속도 마하 10에 달하는 수준을 기록한 뒤에는 감속이 이뤄지면서 마하 5 미만의 속도가 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김부겸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앞서 북한 미사일을 평가절하했던 합참은 나흘 만에 기존 분석을 뒤집고 ‘진전’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군 당국은 지난5일 북한이 올 들어 처음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공식화하자, 이틀 뒤인 7일 “북한이 주장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은 속도가 마하 6 수준으로 사거리·측면기동 등 성능이 과장됐다”고 평한 바 있다. 북한은 엿새 만에 마하 10 내외의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자신들의 극초음속미사일 수준을 ‘과소평가’했던 군 당국의 발표를 직접 재반박한 셈이 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국 국방부가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해 북한 지도부가 격분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오늘(11일) 발사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지난 5일 발사된 미사일과 관련된) 우리 군의 발표에 자극받아 일주일도 안 돼 엄청난 기술적 진전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도쿄=AP연합뉴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일본 정부도 유감을 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했다”며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북한 내륙부에서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적어도 1발 동쪽으로 발사한 것”이라며 “통상의 탄도 궤적이라면 약 700㎞ 미만을 날아간 후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영역 바깥쪽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베이징의 대사관 채널을 통해 북한 측에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항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北, ‘미사일 도발’ 노림수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날 오전 5시쯤(뉴욕시간 10일 오후 3시) 북한의 지난 5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비공개 회의를 한 직후 이뤄졌다. 북한이 자신들의 극초음속미사일 기술 수준을 과시하는 한편 안보리 회의를 비웃기라도 하듯 미사일 ‘도발’을 연출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회의가 소집되어도 비난 성명이나 추가적인 제재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중국, 러시아가 미국과 대치하고 있고, 유엔 무대에서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에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는 이사국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견만 교환하고 언론성명 등 별도의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북한이 엿새 만에 다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11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비공개 회의 직전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알바니아, 아일랜드는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성명에 한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동성명 불참 사유에 대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 대화 재개를 위한 모멘텀 유지 필요성 등을 거론하며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추가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한반도 교착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이 자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북한의 무력시위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는 “중국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 사실상 문제없다는 ‘그린라이트’를 켜줬다”며 “2월 베이징 올림픽과 3월 한국 대선 기간에도 간헐적 발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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