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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값이 금값"…치솟는 가격에 상인들 '울상'

입력 : 2022-01-09 09:07:29 수정 : 2022-01-09 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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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서 6년째 꽃집을 운영 중인 양모(35)씨는 최근 손님이 꽃을 고르기 전 값을 이야기한다. 비싼 가격에 놀라 발길을 돌리거나 불평을 늘어놓는 이들을 자주 마주한 이후부터다. 단골들마저 '가격은 같은데 꽃다발 크기가 작아졌다'고 이야기하자 양씨는 인스타 계정에 글을 적었다.

 

'꽃다발 가격이 작년과 같더라도 올해는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크리스마스에 이어 졸업식까지, 각종 행사가 몰려 있는 연말연시 꽃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꽃집 사장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손님들에게 꽃집에 꽃이 드문 이유, 폭등한 꽃값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3~7일 장미의 평균 단가는 1만632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75원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

 

서울 강동구 한 꽃집 사장인 30대 김모씨는 "최근 양재 꽃시장에서 배달받은 국산 장미 가격이 평소보다 거의 3배가 뛰어 한 단에 3만원 넘게 주고 꽃을 샀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한 꽃집에서 일하는 최모(46)씨는 폭등한 꽃값을 감당하지 못해 매년 팔아오던 3만원짜리 졸업식용 꽃다발을 올해는 팔지 않기로 했다. 올해 가격대로라면 3만원짜리 꽃다발에는 장미 3송이가 엮일 뿐이었다.

 

'축하'를 위해 꽃집을 방문하거나, 문의하는 이들 역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아내의 생일을 맞아 퇴근길 꽃집을 찾았던 A씨는 "꽃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는데, 꽃이 많이 없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전국 꽃값이 폭등한 원인은 코로나 여파가 첫 번째 요인으로 거론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행사가 줄어들면서 꽃 수요가 감소했을 때 원예 자체를 포기한 농가들이 늘었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화훼 수입국인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에서 들여오는 꽃 수입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재 화훼공판장 절화부 관계자는 "꽃 소비 촉진, 졸업식 시즌으로 인해 수요는 많은데 날씨가 추워져 공급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물류 등으로 수입량도 줄다 보니 국내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풀리는 꽃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도매시장에서의 꽃 수급도 원활하지 않다.

 

지난 7일 양재 화훼단지에서 만난 70대 도매상 장모씨는 "이번주는 감당을 못할 정도로 물량이 너무 적다"며 "평소 들여오는 꽃 물량의 ⅓수준"이라고 했다.

 

다른 도매상 B씨는 평소 소매업도 겸했는데 최근 꽃을 구하기가 힘들어져 소매 매대는 아예 없애 버렸다고 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치솟아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도·소매상을 비롯한 상인들은 자신들을 위한 맞춤형 대책도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화훼공판장 경매 수수료를 한시 인하하는 등 현재는 농가 위주의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는데 꽃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유통망 정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졸업식에 이어 어버이날까지 꽃 수요가 늘어날 일만 남았다는 최씨는 "꽃 경매가가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럴 땐 공판장이라도 시장에 개입을 해서 적정 최고가를 정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B씨는 "작물 가격이 오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훼는 생활 필수품과 거리가 멀다 보니 문제가 생겨도 관심을 못 받곤 한다"며 "수입량을 늘리든 정부가 관심을 좀 가져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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