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저 샐러드’는 로마의 카이사르와 무슨 관계일까?

입력 : 2022-01-08 01:00:00 수정 : 2022-01-07 20:50:49

인쇄 메일 url 공유 - +

앨버트 잭/정은지 옮김/윌북/1만9800원

미식가의 어원사전/앨버트 잭/정은지 옮김/윌북/1만9800원

 

“시저 샐러드(Caesar Salad)는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와 무슨 관계일까?”

한 번쯤 샐러드를 앞에 두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면 책 ‘미식가의 어원사전’을 펼쳐보길 권한다. 이 책을 통해 음식의 이름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추적하다 보면 새로운 세계와 마주할 수 있다. 그 세계에는 나름의 역사와 문화, 언어 그리고 맛이 있다. 역사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 앨버트 잭은 그 이야기를 누구보다 맛깔나게 할 줄 안다.

음식의 이름은 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다.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처럼 이름만으로도 어떤 요리일지 예상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맘 바일디’처럼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음식도 있다. 그 모습이 ‘코를 높이 치켜든 오만한 사람’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목사의 코’라는 이름이 붙은 요리는 칠면조 미좌골에 붙은 고기를 뜻한다.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처럼 이름에 등장하는 국가가 실제 음식의 기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책 중간중간에는 음식에서 확장한 수많은 관용구, 표현 등도 나온다. 예를 들어 봉급을 뜻하는 영단어 샐러리(salary)는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에서 왔다. 로마제국 시절 소금은 값비싼 상품이었기에 병사들이 봉급의 일부로 소금을 받았던 것에서 기원한다. 누군가에게 아부할 때 쓰이는 표현인 ‘누군가에게 버터 바르기(to butter someone up)’는 신의 조각상에 ‘버터볼(butterball)’을 던지며 복을 기원하는 고대 관습에서 비롯했다.

역사적 사건이 음식 이름을 바꿔 놓기도 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핫도그(hot dog)’는 사실 20세기에 등장한 이름이다. 그 전에는 독일인들이 중세 이래로 먹어온 음식이라 ‘프랑크푸르터(frankfurter)’로 불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반독일 감정이 고조되자 독일의 프랑크푸르터는 미국적인 핫도그로 대체됐다. 마찬가지로 ‘프렌치 토스트(French toast)’는 원래 영국에서 ‘저먼 토스트(German toast)’로 불렸는데, 같은 이유로 이름을 바꿔 부르게 됐다.

세상 모든 미식가를 위한 사전인 이 책에는 먹고 조리하는 방식, 요리하는 장소, 먹는 시간에 따라 촘촘하게 나뉜 160여 가지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고대 인류의 지혜가 담긴 요리부터 중세의 음식 행상을 모방해 세계 정복에 성공한 현대 패스트푸드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는 물론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음식 이름에 관한 의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까지 풀어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조이현 '인형 미모 뽐내'
  • 키키 지유 '매력적인 손하트'
  • 아이브 레이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