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박스피’(코스피+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탈모 관련주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탈모약 공약’ 덕에 치솟고 있다. 변동성이 큰 정치 테마주에 개인 투자자들 매수가 쏠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TS트릴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305원(29.76%) 급등한 1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동안 개별종목의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는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탈모 샴푸로 잘 알려진 TS트릴리온은 탈모 대장주로 꼽힌다. 전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모나드, 네오다트, 로게인폼 등 탈모 치료제를 파는 JW신약도 전 거래일보다 650원(12.57%) 오른 582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에도 20% 넘게 상승했다. 전날 10% 넘게 급등한 위더스제약도 이날 상한가를 찍으면서 3400원(29.69%) 오른 1만4850원에 거래되는 등 탈모 관련주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탈모 관련주는 이 후보가 검토하겠다고 밝힌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들썩이기 시작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후보의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을 패러디한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나의 머리를 위해, 이재명”이라는 지지 문구가 퍼졌다. 반응이 뜨겁자 민주당도 “1000만 탈모인들의 약값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탈모약 공약에 힘을 보탰다.
높은 관심 속에 탈모 관련주들이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쑥쑥 ‘자라는’ 모양새다. 전날 개인은 TS트릴리온을 14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12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기관과 외국인이 JW신약을 18억원가량 순매도할 때 개인은 홀로 20억원 가까이 쓸어담았다. 이 밖에 탈모 관련주들도 개인의 매수 덕에 급등했다.

이는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국내 증시와 대조적이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긴축을 예고하면서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8.57포인트(0.97%) 낮은 2925.40에서 출발해 2930선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선 정치 테마주는 변동성이 심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탈모 공약이 실현되더라도 관련 기업들이 얼마나 이익을 볼지 알기 어렵다. 또 정치 이벤트가 끝나고 관심이 시들해지면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수도 있다. 이 후보도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이재명 테마주 절대 사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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