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7만9000대 수거
지역 자활센터서 수리 완료해
중고거래 플랫폼서 시범 판매
수익금은 노숙인 자활 쓰이고
환경까지 지키는 선순환 효과
서울 도로에 연간 1만5000대가 넘는 자전거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달부터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한 ‘재생자전거’를 온라인으로 판매해 자원 재활용에 나선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5년간 서울 각 자치구에서 수거한 방치자전거는 7만9849대에 달한다. 각 자치구는 공공장소에 버려진 자전거에 이동·처분공고 계고장을 붙이고 일정기간 주인이 찾아가지 않으면 수거 후 자활센터에 판매하거나 기증하고 있다.
지역자활센터는 방치 자전거를 수리해 재생자전거를 만든다. 하지만 그동안 판로가 마땅치 않아 생산량 대부분이 창고에 방치되고 있었다. 재생자전거 생산체계가 잘 갖춰진 광진구, 영등포구 자활센터도 월 판매량이 20대 수준에 그쳤다.

서울시는 4일부터 민간 자전거 중고거래 플랫폼인 ‘라이트브라더스’를 통해 재생자전거의 온라인 시범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각 자활센터에 판로를 개척해주는 것이다. 시민들은 ‘라이트브라더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거나 홈페이지를 활용해 재생자전거 정보를 모아보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자활센터는 노숙인 등 자활근로자들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을 통해 자활사업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재생자전거 수입으로 자활센터 분위기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활성화로 재생자전거 수요가 늘면 방치된 자전거 수거가 더 활성화돼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고 환경을 보호하며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기간에 광진구와 영등포구 2개 자활센터를 대상으로 재생자전거 판매 사업을 실시한다. 향후 나머지 자치구로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소량으로 판매하지만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재생자전거 전용관을 따로 조성해 판매를 본격화한다. 기획전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택배배송은 지원하지 않아 재생자전거를 구입한 시민은 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자전거포 등에 방문해 직접 수령해야 한다. 시민들이 재생자전거 구매를 통해 환경을 보호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라이트브라더스 플랫폼에는 재생자전거 구매로 인한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표시할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독려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탄소배출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누군가에게 사랑받다가 방치된 자전거가 새 생명을 얻은 것이 재생자전거”라며 “시민들의 재생자전거 구매는 자원재활용을 통한 탄소 저감에 기여하는 것뿐 아니라 자활근로자들의 성과금 지급이나 자활기금 조성으로 이어지고, 이는 방치자전거 수거 및 재생자전거 생산을 촉진하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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