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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업무지시 받는 노동자들… “주 1회 이상” 34%

입력 : 2021-12-28 06:00:00 수정 : 2021-12-28 01:01:50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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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고서

500명 설문결과 88% “경험” 응답
개인 메신저·전화·문자 등 순 많아
외부기관 갑작스러운 요청 주요인
수당 지급·금지법 제정 등 목소리

경기도에 거주하는 노동자 3명 중 1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연결되지 않을 권리도 지켜져야 할 소중한 권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지난 2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7.8%가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34.2%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를 얼마나 받느냐는 물음에 ‘매일’(2.8%), ‘일주일에 두 번 이상’(9.2%), ‘일주일에 한 번’(22.2%), ‘한 달에 한 번’(37.0%), ‘일년에 한 번’(16.6%), ‘받은 적 없음’(12.2%)으로 답했다.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를 받는 매체로는 개인 메신저(73.6%), 전화(69.2%), 문자(60.0%), 전자우편(38.6%), 사내 메신저(3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매체별 사생활 침해 인식 정도를 보면 전화(88.8%)와 개인 메신저(82.6%)가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사생활 침해 인식이 가장 적은 매체는 전자우편(54.0%)이었다.

또 업무지시를 받았을 때 급하지 않은 업무일 경우에도 응답자의 40.6%가 업무를 처리했다고 답했다.

상급자의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이유를 물으니 70.0%가 ‘외부기관과 상사 등의 갑작스러운 요청’이라고 답했다. 이어 ‘생각난 김에 지시’(20.1%), ‘시간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아서’(5.1%), ‘상대방이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해서’(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근절을 위한 해결책으로는 연장근로수당 지급(91.8%), 안내 문자 발송(85.4%), 금지법 제정(81.0%) 등의 순으로 찬성률이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강조했다. 이는 근무시간 외 업무와 관련한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일컫는다. 2017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등에서 노동법에 해당 권리를 명시해 시행 중이다. 국내에선 경기 광명시 등이 일부 조례에 적용했을 뿐 관련 법률 규정은 없다.

응답자들은 단계적 실천방안으로 △거부감이 큰 메신저보다 전자우편 활용 △기업 실정에 맞춘 자율적 노사 협정을 체결하되 위반 시 인사조처를 비롯한 실질적 지침 마련 △초과 노동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지급 △노동법 내 법제화 등을 제시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20·30세대에게 업무와 관련한 연락은 전자우편과 사내 메신저를 활용하는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며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노동법에 명시해 업무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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