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심기 거스른 여교사, 임신한 채로 정신병원에 끌려가

중국 매체 홍콩명보 캡처

중국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임신한 상태에서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당했며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이 같은 소식은 중국 매체 홍콩명보가 지난 2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샹시(湘西) 융순(永順)현 타오쯔시(桃子溪) 소학교에서 일하는 리톈톈(李田田·사진)은 최근 자신이 ‘난징 대학살’에 대해 당국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해 정신병원에 보내졌다고 밝혔다.

앞서 상하이에 있는 전문대학 전단(震旦·진단) 학원의 쑹겅이(宋庚一)라는 교사는 이달 초 수업에서 난징 대학살의 ‘30만명 사망’이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이 쑹겅이를 당국에 고발했고, 그는 지난 16일 해직당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리톈톈은 지난 17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동료 교사로서 쑹겅이의 수업에는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그의 학생과 해직시킨 학교, 관영 매체의 보도, 침묵하는 지식인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쑹겅이의 수업 영상을 보면 선동이나 도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단지 자신의 관점을 밝히고 인간과 생명, 희생자를 존중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리톈톈은 지난 주말 웨이보에 “융순현 교육체육국과 공안국, 의원 관계자가 찾아와 위협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병원에 가 주사를 맞고 치료받을 것을 요구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미 퇴로가 없다. 만일 죽게 된다면 한 시신에서 두 생명이 사라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 홍콩명보는 전날 리톈톈의 남자친구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리톈톈이 감금된 융순현의 정신병원, 선전부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첨언했다. 

한편 난징 대학살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군이 국민당 정부의 수도이던 난징시에서 중국인을 무차별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30만 명이 넘는 이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중국은 파악하고 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난징 대학살 추모일을 국가급 행사로 격상해 매년 12월 13일 추도식을 열고 있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