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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선대위 사퇴 초강수… 전면 쇄신 ‘벼랑끝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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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21 18:29:36 수정 : 2021-12-21 23: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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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선대위 모든 직책 내려놓겠다
당 대표 당무는 성실하게 할 것”
조수진도 ‘李 사퇴’ 4시간뒤 사의

尹, 김종인에 사태 해결 권한 일임
선대위 운영 내부 갈등 일단 봉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이 대표에게 항명한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의 태도 문제가 이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를 부른 표면적 이유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를 계기로 선대위의 대대적 쇄신을 끌어내려는 ‘벼랑 끝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단장이 결국 선대위에서 물러나고 윤석열 후보가 사태 해결 권한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일임하면서 앞으로 선대위에 인적 쇄신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갈등 국면은 일단락 됐지만 이 대표가 거듭 극단적인 행보를 보이며 당 내홍을 외부에 적나라하게 노출하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며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다. 어떤 미련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해야 할 당무는 성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당연직인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홍보미디어총괄단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보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와 조 단장은 전날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의혹 대응과 관련한 이 대표의 지시에 조 단장이 “내가 왜 대표 말을 듣나. 난 후보 말만 듣는다”고 반발하며 충돌했다.

 

윤 후보는 전날만 해도 선대위 지휘체계를 둘러싼 두 사람의 정면충돌에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는가”라고 반응했지만, 이날은 “경위 여하를 따지지 말고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니 (조 단장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이 문제는 나한테 맡겨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이 대표가 사의표명을 했어도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직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지도부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번 갈등은 두 사람의 개인적 감정 문제만이 아니라 ‘매머드급 선대위’의 구조적 난맥상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대표는 ‘윤핵관’, ‘파리떼’ 등을 언급하며 선대위 인선에 불만을 표출하고선 지난달 30일 부산, 순천, 제주 등 지역을 오가며 잠행을 거듭했다. 이 대표를 찾아간 윤 후보와 ‘울산 회동’을 통해 당시 선대위 합류를 거부했던 김 위원장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지만, 임시 봉합일 뿐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이 대표 측 불만은 여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조 단장을 겨냥한 이 대표의 극단적 행보는 ‘원톱’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려운 김 위원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윤 후보가 조 단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김 위원장에게 문제 해결을 일임한 것은 이 대표의 선대위 슬림화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금까지는) 선대위 구성에 내가 관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운영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인사는 내가 과감하게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 지 4시간 만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면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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