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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다. 유니폼 입기 두려워” 항공사 승무원, 룩북 영상에 ‘울분’

입력 : 2021-12-16 08:30:00 수정 : 2021-12-16 08: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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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A씨 “성적인 영상을 올린 건 그 여자인데 온갖 희롱은 우리 회사 승무원들이 받고 있다”
유튜브(왼쪽), 블라인드 갈무리.

 

최근 한 유튜버가 특정 항공사 승무원 유니폼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갈아입는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 게재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논란이 일었다. 10년째 승무원으로 재직 중이라는 한 누리꾼은 유니폼을 입기 두려워졌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 14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상처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한항공 직원으로 추정되는 글 작성자 A씨는 “다들 저게 뭐가 문제냐고 한다. 그런 성적인 영상을 올린 건 그 여자인데 온갖 희롱은 우리 회사 승무원들이 받고 있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그는 “꿈이었던 대한항공에 어렵게 입사해서 늘 최선을 다해 서비스했고, 손님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항상 긴장했다”라며 “행여라도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킬까 봐 유니폼을 입었을 땐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고 했다.

 

이어 “승무원은 그냥 하늘에서 서빙이나 하는 식당 종업원이라고 하면서 뒤에서는 말도 안 되는 잣대를 들이대며 온갖 것에 컴플레인하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그래서 늘 더 조심하고 조심했다”고도 했다.

 

A씨는 “그런데 웬 여자가 누가봐도 대한항공을 연상케하는 유니폼을 입고 속옷 차림으로 스타킹을 신고 인스타그램에는 다리를 벌리고 있는 사진도 게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간 자부심을 가지고 내 회사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일해온 죄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비행기 탈 때마다 유니폼 입을 때마다 나를 어떤 시선을 볼지 저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속으로 무슨 상상을 하고 있을지 두렵고 슬프다”고 했다.

 

한편 해당 유튜버 B씨는 악성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공지를 통해 “영상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다만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당 영상이 원저작자인 저의 동의 내지 허락 없이 무단으로 캡처되어 특정 커뮤니티에 악의적인 제목 및 내용으로 게시됐고, 해당 게시글에는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 및 모욕적인 표현이 담긴 수천개의 악성 댓글이 작성됐다”고 지적했다.

 

B씨 법률대리인도 같은 날 “B씨 영상과 관련한 게시글에 달린 댓글 중 상당수가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라며 “명백하게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댓글들을 선별해 고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달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속옷차림으로 등장해 승무원 유니폼을 차례로 입는 이른바 ‘룩북’ 영상을 게재했다. 이에 특정 직업군을 성상품화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해당 승무원 유니폼은 대한항공 유니폼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한항공은 14일 “해당 당사자(B씨) 및 채널에 지속적으로 영상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법적 조치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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