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최정 이후 3년 만에 100억대
나성범은 KIA로 이적 가능성 높아
국가대표 외야수 박해민, LG 이적
박종훈 등은 非 FA 다년계약 ‘눈길’

지난달 27일 포수 최재훈(32)이 원소속 구단 한화와 5년 최대 54억원으로 1호 계약을 맺은 이후 보름 넘게 잠잠하던 2022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박건우(31)와 박해민(31) 등 국가대표 외야수들이 연거푸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이에 따라 FA 최대어로 꼽히는 나성범(32)도 거액의 몸값으로 연쇄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FA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예비 FA 선수들에게 미리 다년 계약을 제시하며 붙잡는 사례도 등장하는 등 스토브리그에 많은 돈이 풀리고 있다.
두산에서 뛰었던 박건우는 14일 NC와 6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100억원대 계약은 2019년 양의지(4년 125억원)와 최정(6년 105억원)이후 3년 만이자 6번째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박건우는 2015년부터 주전 외야수로 맹활약했다. 통산 타율 0.326, 88홈런, 478타점을 기록했으며, 2021시즌엔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5, 6홈런, 63타점을 올렸다. 박건우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믿음으로 마음을 움직여준 NC에 감사드린다”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해 팀에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C가 박건우를 영입하면서 NC 프랜차이즈 스타인 FA 나성범의 NC 이탈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나성범은 최근 KIA 타이거즈와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나성범에 6년 14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대표 외야수 박해민도 이날 LG와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하며 FA 이적생이 됐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박해민은 2013년부터 9시즌 동안 109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 42홈런, 414타점, 318도루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 1위를 차지한 빠른 발과 탁월한 타구 판단 능력을 갖춰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도전을 택한 박해민은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명석 LG 단장은 “리그 최고 수비력과 함께 공격·수비·주루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외야수를 중심으로 잠잠하던 FA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대어급 선수들을 붙잡기 위해 6년 이상 장기계약에 100억원을 넘는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더 나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SSG는 이날 FA가 한 시즌 남은 투수 박종훈(30), 문승원(32)과 KBO리그 최초 비(非) FA 다년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끈다. 박종훈과는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 옵션 8억원)에 각각 계약했다. SSG는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핵심 선수 두 명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전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다년계약을 추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KBO가 지난 7월 비 FA 다년계약을 허용한 뒤 첫 장기계약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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