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91년 소련의 붕괴를 한탄하며 당시 경제난 탓에 택시 운전대를 잡아야 했던 과거를 털어놨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자국 국영방송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련의 붕괴를 “소위 역사적인 러시아의 종말”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러시아 시민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소련 붕괴는 비극이었다”면서 “때때로 부업을 하며 택시를 몰아야 했다. 솔직히 이 일에 대해 말하는 건 불쾌하지만 안타깝게도 있었던 일이다”고 덧붙였다.
30년 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물가 상승률은 두 자릿수에 달하는 등 경제난이 극심했다. 당시 러시아에서 택시는 드물었고 많은 사람이 생계를 이어 가기 위해 낯선 사람들을 차에 태워 주곤 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또 구급차 같은 업무용 차량을 택시로 이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련 시절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활동했던 푸틴 대통령은 이전에도 소련 붕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추측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그가 소련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소련을 재현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부인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