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金회장 2022년 3월 끝나
후임 함영주·지성규·박성호 물망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임기 만료
내부 3인 거론… 외부 수혈 전망도
증권사는 교체보다 연임에 무게
자산운용사·보험업계 변화 물결

주요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금융권에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4대 금융그룹 중에서는 이미 차기 KB은행장이 내정됐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의 내년 1분기 임기 만료에 따른 사령탑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역대급 실적을 낸 증권가의 CEO들은 연임에, 자산운용사들은 변화에 무게가 쏠린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은 누가… 지주·은행 인사는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끝날 예정으로 내년 초에는 차기 회장, 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김정태 회장이 2012년 그룹 회장에 선임 된 후 10년간 자리를 유지해 왔다. 김 회장은 올해 초 4연임을 앞두고도 추가 연임을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차기 후보들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결국 1년 연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의 추가 연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 11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또 지주 내부 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기를 수 없는데, 김 회장은 현재 만 69세다.
하나금융 차기 주자로는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 중 함 부회장과 지 부회장은 각각 채용관련 재판과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관련 금융당국 제재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1964년생인 박 행장은 지주 회장으로는 이르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최근 유사 소송에서 타 은행 CEO가 승소한 점, 디지털화에 따라 기업 수장의 나이가 하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사 향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안정과 변화 중 어느 쪽을 택할지에 따라 인사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완전 민영화 이후 첫 행장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권광석 현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은행의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권 행장과 함께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이원덕 수석부사장, 박화재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우리금융 지분 4%를 인수한 유진PE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은 만큼, 변화 차원의 외부 인물 영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 호황 속 연임… 자산운용은 변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된 ‘동학개미운동’ 등 주식 투자 열기에 힘입어 호황을 누린 증권사는 CEO 교체보다 연임을 통해 기존 경영 전략을 이어가려는 분위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정일문 사장과 김성환 부사장을 포함해 문성필·오종현 부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1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21년’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도 두 번째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자산관리(WM) 등을 맡은 박 사장은 증권업계 유일한 여성 CEO로, KB금융지주 내에서도 입지가 탄탄하다. 김 사장은 올해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상장주관을 맡으며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2010년 4월부터 메리츠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는 최희문 대표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연임이 결정되면 2024년까지 15년간 CEO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돼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13년)를 넘어 업계 최장수 CEO가 될 수 있다.
올해 3분기까지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삼성증권도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장석훈 현 사장을 유임시켰고,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역시 연임 가능성이 크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도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최대 실적 달성에도 옵티머스 사태가 변수로 꼽힌다.
자산운용사는 CEO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년간의 김미섭·서유석 사장 체제를 끝내고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드트레이딩 부문장을 새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한국투신운용은 국내에 처음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인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새 사장으로 내정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최영무 사장이 용퇴하고, 홍원학 자동차보험본부장이 후임으로 내정됐다. 미래에셋생명은 김평규 대표가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하고 김재식 미래에셋증권 사장이 생명의 관리총괄로 내정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