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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음주운전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입력 : 2021-11-26 06:00:00 수정 : 2021-11-25 21: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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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경중 안 가리고 과잉처벌
“형벌 강화는 최후 수단 돼야”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경우 징역·벌금형으로 가중 처벌토록 한 도로교통법 조항(일명 윤창호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렸다. 죄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과잉처벌을 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헌재는 “형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25일 도로교통법 148조의2의 규정 중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 등을 위배했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이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을 2∼5년의 징역형이나 1000만∼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규정이다. 2018년 군복무 중 휴가를 나온 고려대생 윤창호씨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신설돼 ‘윤창호법’으로 불린다.

헌재는 “이 조항은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이 없다”며 “과거 위반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른 가중처벌 조항은 첫 범행 이후 일정한 기간 내에 저지른 범죄만 가중처벌하지만, 윤창호법은 과거 음주운전 적발 이후 재범 시까지 기간제한이 없고, 과거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특정한 형량이나 유죄 확정판결 등의 조건이 붙지 않아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이 법 조항은 ‘윤창호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증가하는 음주운전 사고를 감안해 재범을 엄히 처벌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하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입법된 것”이라며 “국민 법감정을 반영한 재범 음주운전자의 가중처벌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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