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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둑 터지듯 쏟아져 나올 것”

입력 : 2021-11-25 17:40:00 수정 : 2021-11-25 22: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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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위 ‘지옥’의 연상호 감독

한국 드라마·영화 15년 전부터
세계시장서 쌓은 신뢰가 폭발
예상못한 인기 그저 어리둥절
우주적 공포에 맞닥뜨린 인간들
다양한 모습 보여주려고 노력해
후속작은 2022년 만화로 먼저 선봬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공개 하루 만에 1위를 차지한 드라마 ‘지옥(사진)’의 연상호 감독이 대중적 히트가 뜻밖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연이어 세계적 히트를 친 ‘K콘텐츠’의 대표주자로서 앞으로 둑이 무너지듯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연 감독은 25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리둥절하다”며 “애초 넷플릭스와 구상할 때에는 보편적으로 대중을 만족시킬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이런 장르물을 딥하게(깊게) 볼 수 있는 분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지옥’이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 불리고,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 인기를 끄는 현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연 감독은 “한국 영화, 드라마가 15년 전쯤부터 세계에 조금씩 쌓아온 신뢰 같은 것들이 최근에 폭발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결괴(決壞)’”라며 “둑에 조금씩 금이 가다가 무너져 쏟아지듯, 10여 년 전부터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 시장이라고 하는 벽에 천천히 균열을 냈고, 그 균열들이 모여 둑이 무너지듯이 (성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옥’의 연출자 연상호 감독. ‘지옥’은 25일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사흘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연 감독은 ‘지옥’이 여러 사회적 모순을 엿보게 한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장르물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옥’은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 안에서 움직인다”며 “실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우주적 공포, 그걸 맞닥뜨린 인간의 모습을 다루는 장르인데, 이런 거대한 미지의 존재와 인간의 대비를 통해서 인간의 나약함, 거기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강함, 코즈믹 호러에 충실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천만관객 영화인 ‘부산행’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부산행’을 만들 때에도 비슷한 생각이었는데, 인간이란 존재는 죽음이라는 분명하게 정해진 종착지가 있다”라며 “‘부산행’ 때에는 부산이라는 종착지가 인간의 인생과 닮았다고 생각했고, 이번 작품에선 그 종착지가 예상치 않게 고지됐을 때 어떨지 상상했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만화 ‘20세기 소년’을 좋아했고 서브컬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서브컬처적이고 비(B)급인 것을 잡아내고 싶었다”며 호불호가 갈리는 사자의 외형에 대해서도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웰메이드를 지향하는 형태로 만든 작품이지만 모든 게 웰메이드적으로 표현되기보단 서브컬처 형태가 시각적으로 구현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며 “사자에서 서브컬처적인 룩이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옥’은 우리 사회의 디스토피아적인 묘사를 깔고 있으면서도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희망의 여지를 두며 마무리되는 작품이다. 그는 “아이라고 하는 존재는 아주 작은 사랑만 줘도 크게 만족하는 존재”라며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희망 없는 사회는 끔찍한 사회라는 그런 생각들이 작품에 반영된 듯하다”라고 했다.

바로 이 아이를 매개로 하게 될 후속작에 대해 “(고지를 받고도 살아남은 신생아로 인해)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가 후속 이야기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는데, 그 내용은 이야기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후속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먼저 만화로 접하게 될 전망이다. 시즌2에 대한 질문에 그는 “(원작 웹툰의 공동 집필자인) 최규석 작가와 (시즌1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지난 여름부터 만들고 있었다”라며 “내년 하반기 정도에 만화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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