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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정무부지사, 동물테마파크 ‘변호사비 대납’ 연루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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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5 14:54:15 수정 : 2021-11-25 14: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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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전 종료, 당시 대납사실 알지 못해”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지난 9월 제주도의회 인사 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 측이 사업을 찬성하는 대가로 전 마을 이장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준 혐의와 관련해 사업자 대표와 전 이장이 기소된 가운데 고영권 제주 정무부지사가 변호사 시절 변호 비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사로 취임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기는 하나, 변호사 수임료를 사업자 측으로부터 대납받은 사실을 알았느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25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회와 반대대책위원회가 공개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동물테마파크 사업자 측은 정 전 이장의 변호사 선임료 400만원을 대신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해 4월 정 전 이장이 반대 측 주민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했을 때도 사업자 대표 명의로 변호사비 55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마을회 등은 전 이장 정모 씨를 상대로 이장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총회를 통해 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반대하기로 했는데도 이장이 주민 뜻에 반해 사업자로부터 마을발전기금 7억원을 받는 협약서를 사업자 측과 체결한 게 소송 제기 배경이다.

 

당시 정 전 이장 측 담당 변호사는 고영권 정무부지사다. 사업 반대 주민들은 “고 변호사가 사업자 측이 변호 비용을 대신 내주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받아 배임증재 또는 배임수재 방조죄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조인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최고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따라서 법조인이 범죄를 스스로 인지하고도 이를 방조한다면, 그 죄가 더 무겁다”고 주장했다.

 

제주녹색당은 논평을 내고 “의뢰인과 다른 이름의 수임료 입금자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부지사는 “사건 수임 당시 정 전 이장과 함께 찾아온 이가 동물테마파크 관계자인 줄 몰랐으며, 수임료 입금자도 동물테마파크 대표인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고 부지사는 공보관실을 통해 설명(보도)자료를 내고 “동물테마파크 관련 변호사비 수임료 수령 당시 출처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라며 “지난해 7월 정무부지사 지명 이후, 사건 정리 과정에서 자금 출처를 알게 됐다. 또한 수임료 대납 관련 내용은 경찰 참고인 조사를 거쳐 이미 마무리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난개발 논란과 주민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기간 연장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측이 제출한 새로운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5만8000㎡ 부지에 축산체험시설과 숙박·휴양문화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물테마파크는 그동안 국내 최초의 드라이빙 사파리와 동·식물 관람시설, 글램핑(60동), 호텔(76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지난 3월 개발사업 변경안이 부결되자 사파리 사업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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