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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찬 피해자’ 112 신고 답변 두고 “증거 있어야 돕는다” VS “도움 필요하면 다시 연락달라”

입력 : 2021-11-25 09:35:13 수정 : 2021-11-25 15: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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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남동생 국민청원에 서울경찰청 112 상황실은 반박
경찰 신변 보호 중이던 30대 여성 스토킹 살인 피의자 김병찬(35). 뉴스1

 

전 남자친구 김병찬(35)에게 1년여간 스토킹에 시달리다 경찰 신변보호 도중 살해당한 여성(32)의 가족이 ‘경찰 부실 대응’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자신을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의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지난 24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계획적이고 잔인한 스토킹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그는 “저희 누나는 살고자 발버둥 쳤으나, 허술한 피해자 보호체계와 경찰의 무관심 속에 죽어갔다”라고 사건 당일 경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나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한 치밀하고 잔인한 살인마에게 희롱당하다가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꽃다운 나이에 비참하게 살해당했다”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과정에서 누나는 살기 위해 경찰에게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고, 나라가 제공한 피해자 보호 제도를 굳게 신뢰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생전 누나는 경찰로부터 스마트 워치를 받고 걱정해주는 친구들에게 ‘나에게는 만능시계가 있다!’, ‘경찰청이 바로 코앞에 있어서 신이 도우신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해자 보호 제도는 ‘허울뿐’이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A씨는 “피해자 보호 제도는 누나를 살인범으로부터 전혀 보호해주지 못했고, 누나는 차가운 복도에서 고통 속에 홀로 외롭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고 했다.

 

이 글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 7일 살해 협박을 받은 뒤 경찰에 신고하고 이틀간 임시보호소에서 머문 뒤 김병찬을 피해 9~14일 지인의 집에서 머물렀다.

 

김병찬은 9일 피해자의 직장으로 직접 찾아갔고, 피해자는 다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112 신고 당시 녹취록도 공개했다.

 

피해자는 112에 전화를 걸어 경찰에 “임시보호소에 있는 ○○○인데 가해자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112 경찰 응답자는 “(가해자와) 같이 있느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경찰이 다시 “어디로 갔는지 아느냐”고 묻자 피해자는 “아니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경찰은 “증거가 없으면 도와드릴 수 없다”면서 “같이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A씨는 “정말 기가 막히지 않나. 위협을 가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데 피해자가 동영상을 찍을 수 있을까? 셀카라도 한 번 찍자고 해야 하느냐”고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경찰 신변보호 중이던 30대 여성 스토킹 살인 피의자 김병찬(35). 서울경찰청

 

스마트워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A씨는 “끔찍하게 공격당하는 와중에 누나는 살기 위해 스마트워치를 애타게 눌렀으나, 스마트워치는 (피해자로부터 500m 떨어진) 엉뚱한 곳을 알려줬다”면서 “신변보호자에게 제공되는 스마트워치를 누른 최초의 시간에 경찰이 출동해 현장에 제대로 도착했다면, 누나는 살 수 있지 않았겠나. 신변보호 요청을 한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보호 인력을 배정했다면, 괜찮지 않았겠나”라고 반문했다.

 

A씨는 “살인범은 누나를 무참하게 살해하고, 누나가 신고하지 못하게 스마트폰을 빼앗았으며, 위치 추적하지 못하게 강남 한복판에 버리고, 자신의 휴대전화는 비행기 모드로 전환 후 유유히 대중교통을 타고 대구로 가서 ‘호텔’에 안착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이 살인범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한 이 살인범은 반드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 최고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은 해외출장을 가느라 서면으로 사과했는데 이것이 진정한 사과인가”라고 물은 뒤 “경찰은 무슨 원인으로 부실하게 대응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찾아내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처벌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서울경찰청 112 상황실은 지난 7일 피해자와 신고 접수주 간 녹취를 확인한 결과 “증거가 없으면 도와드릴 수 없다. 같이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다”는 대화는 실제 없었다고 25일 반박했다.

 

A씨 주장과 달리 대신 ”경찰관을 보내주겠다. 어디로 보내면 되겠느냐”고 물었다는 게 경찰 측 전언이다.

 

이에 피해자는 “지금은 현장을 벗어나 먼곳에 있고 피혐의자도 어디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접수자는 “(현재 상황에선 신고건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저녁이나 내일 출근할 때 경찰의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연락하면 도와주겠다”고 응답했고, 실제 당시 저녁 피해자 요청에 따라 경찰관이 집까지 동행한 사실이 있다고도 112 상황실 측은 전했다.

 

김병찬은 지난 19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22일 구속됐다. 

 

사건 당일 피해자는 경찰로부터 받은 스마트워치로 2차례 호출했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김병찬은 피해자를 살해하고 범행 장소를 떠난 뒤였다. 이에 경찰 부실 대응 의혹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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