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동 설치… 생활방역·안심 귀가 지원
첫 워크숍서 우수사례 등 성과 공유 ‘성황’
서 구청장 “풀뿌리 주민자치 실현 결과”

“예전보다 동네가 깨끗해졌단 말 많이 들으시죠? 규제와 단속보다 지역 눈높이에 맞춰 문제를 해결하는 ‘우동소’의 대표적인 성과입니다.”
서울 중구가 중구형 주민자치의 핵심인 ‘우리동네 관리사무소(우동소)’ 성과를 공유하고, 참여 주민을 격려하기 위한 ‘붐업 워크숍’을 지난 18일 개최했다. 우동소는 구청이 예산을 대면 주민들이 직접 아파트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생활밀착형 협치공간이다. 민·관 상호보완적인 동네관리 실현이 목표다.
중구는 2019년 전국 최초로 동 정부과를 신설해 구청 업무 중 77개 사무와 예산안 편성권을 동 주민센터로 이관했다. 이후 주민 설문조사를 거쳐 중구형 동 정부 주민참여예산제로 운영할 프로그램을 우동소로 결정했다. 우동소는 주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우동소별로 주민 15명 정도가 시급 1만원 이상의 생활임금을 받으며 근무하고 있다.
지난 2월 회현동을 시작으로 관내 상업지역을 제외한 12개 동에 설치된 우동소는 △쓰레기 배출관리 △생활방역 △안전순찰 △안심귀가 △택배보관 △생활용품·공구 공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동소의 설치 배경을 묻자 서양호 중구청장은 “구민 약 60%가 일반주택에 거주해 청소나 치안 상황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신당누리센터에서 열린 워크숍은 우동소 출범 이래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열린 행사로 서 구청장과 시·구의원, 동장, 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신당누리센터와 관내 12개 동주민센터에서 이원으로 진행됐다. 2시간에 걸쳐 각 동별 특화 프로그램, 우수사례 등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로고송 공연 등을 선보였다.
주민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지난 10개월간의 경험담을 각 동의 주민대표가 발표하는 동안 주민들은 아이돌 팬클럽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머리 장식과 응원봉을 장착하고 치열한 응원경쟁을 벌였다.
중림동 우동소는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행복빨래방’을 운영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쪽방, 고시원 등 세탁기 설치 여건이 안 되거나 거동이 불편한 가구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우동소가 세탁물 수거, 세탁, 건조 후 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산동은 골목길 청소 문제를 주민 스스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우리동네 주민 골목분양제’를 시행했다. 다세대 빌라가 많고 언덕길과 비좁은 골목으로 이어진 동네 특성상 쓰레기 분리 배출과 수거 문제가 미흡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다산동 우동소는 골목환경을 책임질 주민을 지정했다. 현장지원팀장과 일자리 참여자가 동네 구석구석 순찰하며 거주민과 인근 상인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냈다.
서 구청장은 “그간 우동소와 주민들이 협력하여 일궈낸 성과를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구청에 집중됐던 권한을 동으로 옮겨 풀뿌리 주민자치를 실현하고자 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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