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너를 키웠어야 했는데…” 싸늘한 시신이 된 오모(3)군의 친어머니와 외할머니는 “미안하다”며 울부짖었다.
24일 중앙일보가 어제(2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A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최근 의붓어머니 폭력으로 숨진 오모(3)군의 발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보도를 통해 아이와 떨어져 살던 친어머니와 그 가족들이 아이가 오랜 기간 학대에 방치됐다는 사실에 자책하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오군의 친어머니가 시신을 22일 직접 확인했다고 전하며 “아이 손목이 부러지는 등 시속 100㎞로 부딪혔을 때 상황이라고 한다. 이마가 볼록 부었고, 양쪽 눈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입술은 다 터져있고…”라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치실에서 아들을 본 친어머니는 정신을 잃었다. 가족들은 “아이 상태가 너무 참혹해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며 울먹였다.
유족은 오군의 이마에 물이 차 혹처럼 부푼 것이 누군가 일부러 벽이나 바닥에 찧게 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오군의 외할머니 김모 씨는 “우리 나이로 네 살인 손자가 두 살 아이보다 체구가 작았다. 밥을 제대로 줬는지 의심스럽다”며 “병원에서도 상습 폭행과 지속적인 학대 가능성을 의심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친어머니인 20대 임모씨는 전 남편인 오군 친아버지와 지난해 이혼한 후 연락이 일방적으로 끊겨 오군을 더는 만날 수 없게 됐다.
김씨는 “정말 귀한 손자였고 소중하게 키웠다”며 “이유식 하나하나 손수 만들어 먹이던 아이였다. 아이 아빠를 믿고 보낸 것을 후회한다”고 애통해했다.
한편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자택에서 오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는 30대 의붓어머니 이씨는 이날 구속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오군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직장(대장) 파열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이날 경찰에 전달했으며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던 친아버지에 대해서도 학대 또는 학대 방조 혐의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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