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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尹선대위’, 김종인·김병준 둘 중 한 명은 포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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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4 06:00:00 수정 : 2021-11-24 07: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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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초 출범 앞두고 막판 ‘난항’

김종인 끝내 선대위 합류 선그어
공은 윤석열에게…어떤 선택할까
金 “2~3일내 입장 밝힐 것” 예고
‘장제원 비서실장’ 물 건너갔지만
이준석 “金, 김병준 인선에 불만”

일단 ‘양김’ 주축 선대위 고려 중
尹 “그 양반 묻지 말라” 불쾌감도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아직 남아
원희룡, 정책총괄 제안에 긍정적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이른바 ‘신 3김(金)’을 중심축으로 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이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을 사실상 거절하고 나서면서다. 이제 공은 윤 후보에게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이 특히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비대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 인선에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윤 후보에겐 두 사람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그가 김 전 위원장 설득을 위해 이미 최고위원회 의결까지 끝난 인선을 물릴지, 아니면 ‘양김’(김병준·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을 중심으로 꾸린 선대위를 출항시킬지 관심이 모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더 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내 일상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회동이나 통화 가능성에 대해선 “어제 다 얘기했다”, “더 얘기할 필요 없다”고만 답했다. 전날 김 전 위원장은 취재진의 대부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한편, 선대위 합류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살짝 고개를 젓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같은 질문에 “내가 어떤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그걸 잘 음미하면 내가 왜 이런 결심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후에는 “2∼3일 사이에 내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선대위와는 관계 없다”고 덧붙였다. 선대위 합류를 ‘지나간 일’이라고 표현하며 거절 의사를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일반 사람처럼 특정한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윤 후보가) ‘도와달라’ 해서 도와주려 했던거지 내가 원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선대위 합류가 기정사실화됐던 김 전 위원장이 갑작스레 등을 돌린 것은 인선을 둘러싼 윤 후보와의 견해차가 도저히 좁혀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 전 위원장이 ‘파리떼’, ‘문고리’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저격한 윤 후보의 측근 인사들을 둘러싼 이견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한 사람인 3선 장제원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설은 이날 장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 한 번도 윤 후보 옆에서 자리를 탐한 적이 없다”며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밝히면서 김 전 위원장이 마음을 돌릴 계기가 될 수 있단 말도 나왔지만, 김 전 위원장은 “그게 나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선주자들과 오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 두번째)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대선 경선 주자들과 오찬을 갖고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윤 후보,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박찬주 전 육군대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박진 의원, 안상수 전 인청시장. 서상배 선임기자

당 안팎에선 김 전 위원장이 지난 21일 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의 인선을 보류하라고 요구했으나 윤 후보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격노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새로운 (선대위) 인선안이 나오면 받아줄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엔 “새로운 안이라는 게 있을 수가 있느냐. 이미 결정난 건데”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가교 역할을 해온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지금 기획하는 선대위에선 본인 역할이 제한적이라 판단하는 것 아닐까”라고 추측한 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직접 소통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선 “김 전 위원장이 ‘왜 이 분(김병준)이 상임선대위원장이냐’는 불만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일단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두고,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 2단계 체제로 선대위를 출범시키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극적인 타협을 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지지율 급락 등 사태로 위기감이 고조돼 당내에서 쇄신 요구가 빗발치지 않는 한 먼저 손을 내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 후보는 이날 취재진의 김 전 위원장 관련 질문에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말아 달라”고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후보 입장은 ‘기다리겠다’는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을 빼고 출범할 것 같았으면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당내 경선 경쟁자 7명과 오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에게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원 전 지사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선대위에 조직, 직능, 정책, 홍보·미디어, 당무 지원 등 5개 본부를 두고 총괄본부장을 임명할 계획이다. 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원 전 지사가 김 전 위원장 등과 원활하게 지냈으니 그들과의 난맥상을 푸는 차원에서도 그 자리를 제안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주영·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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