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시즌에 올해보다 더 잘하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1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올해의 선수 등 주요 개인타이틀을 휩쓴 고진영이 내년 시즌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3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고진영은 “넬리 코르다가 워낙 탄탄한 경기력을 가지고 있어서 1위에 오르려면 조금 더 많은 우승이 필요하다”며 세계랭킹 1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고진영은 상금왕 3연패, 다승 1위(5승),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레이스 1위 등 주요 개인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세계랭킹 1위는 0.13점 차로 아쉽게 탈환하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 상금왕을 차지하며 올 시즌을 세계랭킹 1위로 시작한 고진영은 상반기 슬럼프를 겪으며 코르다에게 1위를 내줬다.
고진영은 “상금왕이나 올해의 선수상은 사실 제가 잘하면 받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정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한국인 최초로 두 차례 올해의 선수상 받았다는 것은 정말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어느 해보다 정말 더 힘들었고 감정 기복도 컸기 때문에 올 한해는 에너지 소비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승했기 때문에 마무리가 조금 더 짜릿했다. 기억에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공동 9위에 머문 2020 도쿄올림픽 성적에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진영은 “올 시즌 점수를 준다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과 도쿄올림픽의 아쉬움으로 20점을 뺀 80점 정도를 주고 싶다”며 “올해 제일 기뻤던 순간은 CME그룹 투어 우승이고, 가장 아쉬운 것은 도쿄올림픽”이라고 털어놓았다. 고진영은 “하반기에 성적이 좋았던 것도 올림픽이라는 큰 산이 하나 없어지고 나니까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올림픽에서는 컨디션이 정말 정상적이지 않았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올림픽으로 돌아가 다시 금메달을 노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가장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를 찾아뵐 계획이다. 그는 시즌 초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격리 기간 탓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직접 지키지 못했다. 고진영은 “지난달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출전 직전 할머니가 꿈에 나오셨는데 꿈에서는 엄청 기뻐했지만 실제로 일어나니 펑펑 울고 있었다”며 “꿈에서 너무 좋은 기억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고진영은 실제 지난달 11일 코크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최종전에서 심한 손목 통증을 호소했던 고진영은 “골프를 너무 많이 해서 손목 통증이 온 것 같다. 휴식 기간에 나에게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영화를 찾아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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