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정치적 편향 의심받는 KBS 사장 후보자 임명 안 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1-11-23 23:18:34 수정 : 2021-11-23 23:18: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김의철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그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편향성·도덕성 결함 등 부적절한 사유가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6월29일 페이스북에 ‘약탈’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포털사이트 화면과 함께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그대로 받아쓰는 사람들이나…’라는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 정권이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고 말했었다. 김 후보자는 서면답변에서 “어떤 이유로 작성된 것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청문회에서 “윤 후보를 지칭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야당 대선 후보에게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후보자가 공영방송 사장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가 KBS보도본부장 시절 ‘시사기획 창’ 재방송이 취소된 것을 두고 외압 논란도 제기됐다. 문재인정부가 장려한 태양광 사업 관련 비리를 다룬 ‘시사기획 창 - 태양광 사업 복마전’은 2019년 방송 직후 청와대가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정정 보도를 요청한 뒤 재방송이 취소됐다. 김 후보자가 방송 다음 날 제작국장을 불러 문제를 제기한 것을 두고 야당은 “청와대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가 “어떤 외압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석연치 않다.

도덕성 문제도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1993년 인천시 남동구에 살면서 서울 지역 청약자격을 유지하려고 서울 양천구 누나 집에 위장 전입했다. 그는 KBS 사장 모집공고 제출 서류에 위장 전입, 세금 탈루 등 7대 비리 관련 해당 사항이 없다고 썼다가 청문회에서 시인했다. 2004년에는 다른 아파트를 사면서 계약서에 매매가를 낮게 적는 ‘다운계약’을 해 취득·등록세를 1400만원가량 적게 냈다고 한다. 언론인으로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아닌가.

KBS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정·중립성 논란을 빚어 국민의 불신을 사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스럽고 도덕성에 하자가 있는 사람이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에 오른 건 납득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KBS 노동조합도 부적합하다고 반대하겠나. 김 후보자를 사장으로 임명해선 안 된다. 대선 후보들도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언론개혁 방안을 마련해 당선된 뒤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