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두 대선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조문을 두고 온도차를 극명히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현재로서는 조문할 생각이 없다”고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전직 대통령인데 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별세한 가운데, 이날 이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상에서 열린 ‘디지털 대전환 공약발표’ 후 소식을 전해 듣고 “전두환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라며 “이 중대범죄 행위를 인정하지도 않았다.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문 계획을 묻는 말에 “현재 상태로는 조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단호히 밝혔다.
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기자에게 “우선 ‘전두환씨(氏)’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대통령 예우에서 박탈당했으니”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내 인사들과 오찬 후 “유족과 돌아가신 분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어 조문 계획에 관해 ”아직 언제 갈지는 모르겠는데 (장례) 준비 일정을 좀 봐 가지고,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전 전 대통령이 5·18 희생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돌아가셨고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이야기를 관련 지어서 하는 건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국가장 여부에 관해서도 “정부가 유족의 뜻과 국민 정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만 답하며 자신의 생각은 보류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 민주화 운동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후 그는 지난 10일 지난 1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고령의 나이로 알츠하이머와 함께 올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투병해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쓰러졌다는 신고가 오전 8시55분쯤 경찰과 소방당국에 들어왔고,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시신은 서울 신촌연세대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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