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2명, 현장 이탈한 사이 피해자가 난동 제압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여성 경찰관뿐 아니라 남성 경찰관도 현장을 이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인천경찰청 감찰에 따르면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경위는 흉기 사건이 발생한 빌라 내부로 진입했다가 1층으로 뛰어 내려오는 B(여)순경을 발견하고 함께 다시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사건 당시 A경위는 권총을, C순경은 테이저건을 각각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B순경이 피해자가 흉기에 찔리는 것을 보고도 현장을 이탈한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경위도 빌라 내부에 진입했다가 다시 이탈한 사실을 파악했다. A경위와 B순경은 현장 이탈 후 빌라 공동 현관문이 잠겨 재진입하지 못했다가 다른 주민이 문을 열어준 뒤에야 내부로 들어갔다.
앞서 지난 15일 층간소음 갈등을 겪던 위층 거주 남성으로부터 위협받는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이 부실 대응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된 C씨(48)는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 3층에서 40대 여성 D씨와 50대 남성 E씨 부부와 자녀인 20대 여성 F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C씨는 당시 가족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B순경이 있는 자리에서 범행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B순경은 흉기를 휘두른 C씨를 바로 제압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한다며 1층으로 내려가는 등 부실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찰관 2명이 사건 현장을 벗어난 사이 부부의 딸인 F씨가 C씨의 손을 잡고 대치 중이었고, D씨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C씨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흉기에 찔린 D씨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18일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경찰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아울러 해당 경찰관들은 대기발령 조치됐으며, 인천 논현경찰서장은 직위해제 됐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대처 논란이 계속되자 전날(22일)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통해 “국민안전은 경찰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 목표임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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