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성찰 없는 죽음은 유죄”

23일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사망 소식에 범여권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냉정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어떤 사과도 하지 않은 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자연인으로서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지만, 대통령을 지낸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수석은 “아쉽게도 고인은 진정한 사과와 참회를 거부하고 떠났다”며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군사 쿠데타를 통해서 집권한 후 8년여를 철권통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한 참회도 없었다”며 “참으로 아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죽음조차 유죄”라며 전씨를 질타했다. 여 대표는 “헌정 질서를 유린한 군사 쿠데타 범죄자 전두환씨가 역사적 심판과 사법적 심판이 끝나기도 전에 사망했다”며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 혐의로 기소된 그가 29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사망한 것은 끝까지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사법 정의를 농단해 온 그의 추악한 범죄가 80년 5월로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 범죄임을 말해준다”고 했다.
여 대표는 또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을 찬양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같은 수구세력이 그를 단죄한 사법 심판과 역사적 평가를 조롱하면서 역사와 사법 정의를 지체시켜왔다”며 “학살의 범죄에 묵인하고 동조해 온 공범들”이라고 했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은 전씨의 과거 행적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씨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반성, 사과를 안 했다”며 “현재 상태로는 아직 조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두환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학살 사건의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전두환씨가 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고 광주 학살에 대한 사과도 없이 떠났다”며 “역사의 깊은 상처는 오로지 광주시민들과 국민의 몫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역사를 인식한다면 국가장 얘기는 감히 입에 올리지 않길 바란다”며 “성찰 없는 죽음은 그조차 유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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