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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반성"… 與도 이재명도 '이재명의 민주당'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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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3 06:00:00 수정 : 2021-11-23 08: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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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선대위서 쇄신 다짐

‘반성·민생 개혁·유능한 與’ 다짐
“청년에 무한 책임… 회초리 각오”
대장동·부동산 문제 등 재차 사과

대장동 수사엔 “檢 그동안 뭐했나”
“특검 도입에 조건 없이 동의” 밝혀

李 지지율 39.5%… 전주比 7.1%P↑
尹, 5.6%P 줄어든 40% 그쳐 초접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오늘은 새로운 민주당의 첫 1일차라고 생각된다.”

 

당으로부터 선거대책위 쇄신 전권을 넘겨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민 선대위’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존 선대위와 달리 청년들과 간담회를 하는 형식의 이날 회의에서 이 후보는 “새로운 출발은 성찰과 철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며 “이제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으로 △반성 △민생 실용개혁 △유능·기민을 꼽았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정 등을 자책했고, 민생 실용개혁과 관련해선 전날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한 상인이 “가난한 사람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 것을 소개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유능·기민한 선대위에 대해선 요소수 부족 문제, 주택대출 규제 등을 현안으로 꼽으며 신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처음으로 시도된 국민 참여형 회의 기획에 맞춰 청년 구애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청년들을 향해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을 만들어버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저와 민주당은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천명한 만큼, 이 후보는 대표적인 ‘이재명표 개혁’으로 꼽히는 개발이익환수법의 정기국회 내 제도화 밀어붙이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개발이익 환수법을 막는 자는 ‘화천대유’를 꿈꾸는 공범”이라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개발이익의 100%를 환수하지 못했다며 저를 비난했던 국민의힘은 소원대로 민주당이 민간이익을 제한하는 법안을 상임위에 상정하려 하자 어깃장을 놓으며 막아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 회의는 개발이익환수법 상정 없인 예산 심의도 없다는 여당과 이에 반발하는 야당이 충돌하면서 고성과 삿대질이 이어졌고 결국 파행으로 치달았다.

4050본부 출범식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4050 특별위원회 제3기 및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4050본부 출범식’에서 송영길 대표(왼쪽 네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데 대해선 페이스북에 “조건 없이 동의한다. 이를 거부하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바로 범인”이라며 “특검에는 비리의 시작점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저축은행 대출비리 묵인, 화천대유 측의 윤 후보 부친 집 매입사건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적었다. 이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그 긴 시간 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다”며 “이재명에 대한 확인할 수 없는 검찰발 정보들이 마녀사냥하듯 많이 유통된 게 사실”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10%포인트 내외 격차가 벌어졌던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날 공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에선 0.5%포인트 차로 좁혀지며 초접전 양상이 펼쳐졌다. TBS 의뢰로 KSOI가 지난 19∼20일 실시한 정기주례 조사에서 윤 후보는 같은 조사상 전주 대비 5.6%포인트 하락한 40%, 이 후보는 7.1%포인트 상승한 39.5%를 기록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이후 2주가량 시간이 흘러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감소했고, 조사 기간 전부터 이 후보가 쏟아낸 ‘반성문’과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당대당 통합 발표 등으로 여권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6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與, 당 색깔 빼고… ‘이재명의 민주당’ 띄우기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 ‘인물론’ 띄우기에 나섰다. 당 색깔은 빼고 ‘이재명 대 윤석열’ 대결 구도로 붙여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후보 빼고 다 바꾸겠다’는 분골쇄신의 각오로 나서는 중이다.

 

이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국민께서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대선 후보로 선출해주신 데에는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점, 앞으로 더 나은 변화와 혁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쉽게도 새로움과 변화보다 기존의 체제에 젖어가는 느낌을 드리지 않았는지, 저부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는 성남시장 등 기초자치단체장 시절부터 성과를 내온 ‘유능한 행정가 이재명’이라는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든 셈이다.

 

이 후보 인물론 부각은 송영길 대표가 앞장서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공부해 주세요’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후보가 직접 쓴 책들을 소개하고 “기적처럼 살아온 한 사내를 우리는 바라보고 있다”며 “아는 만큼 다시 보이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튿날 송 대표는 이 후보가 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해 “선거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종합예술”이라며 “성심을 다해 홍보하고 설득해 갑시다”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도 지난 19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인물을 비교하면 이재명이 낫긴 한데 민주당이 싫다. 부족하다는 분이 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물 대결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후보 인물론 부각은 후보 지지율보다 낮은 당 지지율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표된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9∼20일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을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이 후보 지지율은 39.5%를 기록했다. 반면 정당 지지율은 32.9%였다. 당 지지율보다 후보 지지율이 6.6%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 후보 공부를 꺼내 들고 인물은 자기가 낫다고 하면서 ‘인물선거’로의 프레임 전환을 시작했다”며 “통상 정당지지도가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정당선거, 10%포인트 이하로 뒤처지면 인물선거로 간다. 정책은 정당이냐 인물이냐에 따라 내용이 다소 바뀌는데 정당지지도가 10%포인트 정도 벌어지고 정권심판 여론도 20%까지도 벌어지는 결과들이 나오다 보니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와대 “李, 文정부와 차별화 당연한 일”

 

청와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문재인정부 차별화 시도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와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 등을 놓고 한 차례 충돌을 빚으면서 주도권 다툼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자 적극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뉴시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2일 YTN 인터뷰에 출연한 자리에서 “대선 기간 중에 여야 대선후보들 모두 ‘문재인정부보다는 좀 더 나은 정부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성과는 성과대로 이어가지만, 문재인정부의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겠다는) 차별화 전략과 비전을 국민께 제시하고 선택을 받으려고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여당 후보의 차별화 전략에 서운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당연한 일”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에 대해서도 박 수석은 수습에 나섰다. 앞서 문 대통령은 21일 국민과의 대화 도중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이 후보가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주장을 철회한 것을 놓고 “아마 이 후보가 정부 설명을 잘 듣고 ‘다른 곳에 먼저 쓸 곳이 있구나’ 하고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과 결단을 하신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수·김현우·최형창·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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