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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자체 첫 뇌사 장기기증자 기린다

입력 : 2021-11-22 01:05:00 수정 : 2021-11-23 10: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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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기증협회, 23일 ‘추모의 밤’ 행사
정부 차원서도 전례 없어 이목집중
유족 등 초대… “거룩한 나눔 기억”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의 장기를 기증해 여러 명의 목숨을 살리는 ‘뇌사 장기기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행사가 부산에서 열린다.

 

한국장기기증협회는 2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뇌사 장기기증자 추모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부산시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중앙정부 대신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장기기증자를 기억하고 유족을 초대해 예우하는 최초의 사례다.

 

실제로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사람을 ‘의인’으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제공하고 예우하는 것과는 반대로 뇌사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나 유족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강치영 한국장기기증협회장은 “의인은 한 사람이나 많아야 2~3명의 목숨을 구하지만, 뇌사 장기기증자는 한 사람이 9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며 “정부를 비롯한 우리 사회가 뇌사 장기기증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7년 27세의 나이로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된 고 윤창현씨를 비롯한 7명의 의인 가족과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자신의 간 60%와 콩팥 한 개를 각각 기증한 살아 있는 의인 3명을 초청해 예우와 함께 위로하는 힐링시간을 갖는다.

 

행사에 초청된 뇌사기증자 유족은 △1992년 부산 최초 뇌사기증자 정운달씨 △윤창현씨 △2011년 45세에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까지 기증한 정철수씨 △2016년 6명의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 33년의 짧은 삶을 마친 정안라씨 △2020년 병마에 시달리던 4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한 황해국씨 △2020년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과 만성신부전 환자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김상만씨 △2020년 22세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해 9명의 생명과 인체조직 기증으로 수많은 생명을 살린 김채연씨 7명이다.

 

또 1993년과 2005년 각각 생면부지 타인에게 자신의 콩팥 한 개와 간 60%를 기증하고, 180차례에 걸친 헌혈증을 기증한 이태조 목사와 1983년과 1999년, 2003년 3차례에 걸쳐 각각 백혈병 어린이를 위해 골수와 콩팥, 간을 기증한 김영옥씨, 2000년과 2003년 각각 생면부지 타인에게 자신의 콩팥 한 개와 간 60%를 기증한 권금산 목사도 참석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350만 부산시민은 여러분의 고귀한 사랑의 실천에 감사드린다”며 “장기이식 수혜자들과 함께 하늘의 별이 되어 생명의 빛을 밝히는 기증인의 거룩한 나눔의 삶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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