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당 선대위원회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 의지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 논산 화지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즉석연설을 갖고 “여러분이 미래 운명을 통째로 맡겼는데 충분히 받아 안지 못했다. 저도 민주당이라는 큰 그릇 속에 점점 갇혔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국민들은 왜 이재명이 후보가 된 다음에 (민주당이) 저렇게 굼뜨게 됐을까, 왜 처음과 달라졌을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민주당은 국민보다 자기들을 먼저 생각하고 배불러서 더는 움직이기 싫어한다는 느낌을 (국민께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바다에 온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다 버리고 내년 대선을 이겨서 이 나라가 후퇴하지 않도록, 다시 적폐 세력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덩치만 크고 할 일 제대로 못 챙기는 선대위와 당, 역시 다 다시 시작하겠다”며 선대위 전면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당과 자신의 미흡한 부분을 국민에게 사과하며 쇄신 의지를 보였다. 이 후보는 “민주당은 날렵한 도전자의 모습으로 국민 지지 속에 5년 전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고, 지선과 총선을 휩쓸었지만, 이제는 고인 물 심지어 게으른 기득권이 되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당의 변방에서 정치를 해왔던 저이지만, 당의 대선후보로서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며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저 자신부터 돌아본다”고 했다.
이 후보는 “욕설 등 구설수에, 해명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면서 “대장동 의혹에도 ‘내가 깨끗하면 됐지’ 하는 생각으로 많은 수익을 시민들께 돌려드렸다는 부분만 강조했지, 부당이득에 대한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나아가 “‘이재명다움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새 시대를 준비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이재명이 민주당화되었다’는 지적에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한껏 자세를 낮췄다. 아울러 “저의 이 절박한 마음처럼 우리 민주당도 확 바뀌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의 ‘이재명표 민주당’ 선언은 최근 당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선대위 쇄신 주장에 발맞춰 나왔다. ‘원팀’ 정신 고취를 위해 현역 의원 전부가 참여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했는데, 오히려 조직만 비대해졌을 뿐 ‘굼뜬 조직’이 됐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전날엔 현역 의원들이 참여한 단체대화방에서 이 후보의 ‘평생 동지’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4선·경기 양주)이 3선 이상 의원들의 선대위 퇴진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업무 방식 등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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