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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냈다는데 수험생은 "불수능" 성토…학력 저하 탓?

입력 : 2021-11-20 10:15:35 수정 : 2021-11-20 10: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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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점수 확인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9일 오전 대전시 중구 목동 대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전날 치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2021.11.19 psykims@yna.co.kr/2021-11-19 11:02:37/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 18일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에 대해 출제진은 "초고난도 문항 없이 쉽게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수험생들은 어렵게 느낀 것으로 파악되는 등 간극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그 원인을 두고 단순 난이도 조절 실패인지, 코로나19로 인한 학력저하 때문인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입시업체 5곳의 수능 국어·수학 등급별 하한선(등급컷)을 분석한 결과 국어는 82~85점, 수학은 83~88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구분 원점수인 국어 88점, 수학은 가·나형 92점에 비해 최소 3~4점 떨어진 점수다.

 

가채점 전과목 만점자 소식도 조용한 편이다. 지난 19일 기준 메가스터디와 대성학원 두 학원을 통틀어 전과목 만점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해당 학생은 메가스터디에 재원한 문과 재수생으로 전해졌다. 자연계에선 아직 소식이 없는 상태다.

 

수능 직후 입시현장 곳곳에서는 '불수능'이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출제진은 올해 수능 문제를 어렵지 않게 출제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위수민 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는 지난 18일 출제경향 브리핑을 통해 "두 차례 모의평가에서 학습결손이나 격차에 대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작년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도 국어·수학 영역 시험이 종료된 직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초고난도 문항을 줄이려고 노력했다"며 "9월 모의평가보단 어렵게 출제했지만 6월 모의평가보단 쉽게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국어영역에서 지문 길이가 줄어들고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학지문이 줄어든 점, 영어에서 EBS 간접연계가 상대적으로 친숙한 어휘를 이용해 출제된 점 등은 수험생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처럼 출제진 의도와 수험생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자, 입시업계에서는 출제진이 수험생 체감 난이도 예측에 실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3 재학생들이 지난해부터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학습결손이 큰 학년이라는 점에 주목한 분석도 나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잡았을 때보다 자유롭게 풀었을 때 공부를 안 하는 게 학생들"이라며 "지금 고3은 그 현상이 2년 동안 지속됐다"고 했다.

 

이어 "평가원은 쉽게 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며 "국어 지문 길이도 줄이고 영어도 EBS 연계율 축소와 간접연계로 인한 난이도 상승을 막으려고 'EBS스러운' 문제를 냈다"고 분석했다.

 

반면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현 고3 학생들은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이 40%로 확대된 뒤 고등학교에 입학한 세대"라며 "고1 때부터 대입 방향성을 명확히 알고 수능 학습 비중과 양을 늘렸기 때문에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한 영향이 수능 점수엔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출제진은 작년 수능에 비해 약간만 어렵게 내려는 의도였겠지만 학생들이 체감한 난이도 상승폭은 훨씬 컸다"며 "제시문 길이가 짧아져 쉬울 것이라는 출제진 판단과 달리 학생들은 더 어렵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출제진 실책을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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