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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성적과 코로나19 시국에서 일부 선수들이 물의를 빚는 등 올해 논란이 많았던 프로야구는 코리언 시리즈에서 KT가 4연승을 거두고 우승함으로써 끝났다. 논란과 실망으로 인해 지금 위기에 봉착하긴 했지만 그동안 프로야구가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였음을 부정하긴 어렵다. 최근에는 축구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야구를 소재로 한 만화, 영화나 드라마들은 그동안 꾸준히 제작됐다.

프로야구를 소재로 만들어진 최초의 한국영화는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이다. 1982년에 출범한 프로야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많아졌고, 이현세 화백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중고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에, 이 작품의 가능성을 이장호 감독이 알아보고 영화화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불우한 청년 오혜성과 일행들이 야구계의 이단적인 지도자 손병호 감독을 만나서 무인도에 들어가 지옥훈련을 받은 후에 프로야구선수로 거듭나서 그의 라이벌인 금수저 출신 마동탁과 맞선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원작에 쓰인 ‘공포’라는 단어가 심의에서 통과되지 못해서 제목을 그렇게 변경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 작품의 성공은 충무로에서 1980년대 말에 야구는 물론 다른 스포츠 영화들이 제작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미국의 경우 루 게릭, 베이브 루스, 재키 로빈슨과 같은 유명선수들의 삶이나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의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만든 첫 작품은 ‘슈퍼스타 감사용’(2004)이다. 미국 영화들이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조명하는 영화들이 많은 데 비해 당시에 조명받지 못했던 인물을 그렸던 스포츠 휴먼드라마라는 특색이 있다.

지금 극장가에는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이 상영되고 있다. 최동원을 다룬 다른 작품으로는 선동열과 맞대결한 경기를 다룬 영화 ‘퍼펙트 게임’(2011)이 있다. 이 밖에도 최동원은 제대로 처우받지 못하던 다른 선수들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노조를 만들려다 실패하는 등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내년은 한국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이다. 최동원에 버금가는 족적을 남긴 인물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이 정도 역사이면 영화화할 수 있는 인물과 사연은 많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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