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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비극’ 1년… 국민 84% “아동학대 대응 미흡”

입력 : 2021-11-19 20:00:00 수정 : 2021-11-20 21: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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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예방의 날’… 대책 촉구

위기아동 발굴제도 등 부실 운영
학대 4만건 중 선제조치 0.3%뿐
“신고 의무 교육·인프라 등 부족”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인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협약 대한민국 비준 30주년 기념 포럼’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생후 16개월 여아가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이른바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커졌지만, 1년이 넘은 지금도 아동학대 예방 대책과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인 19일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이 단체가 지난달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동학대 대응체계 인식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9명(91.5%)이 아동학대 사건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정부 대응을 두고는 84.2%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정부의 대응이 미흡한 이유(중복응답)로 응답자들은 △사건이 일어나면 반짝하고 마는 관심(76.6%) △가해자에 대한 약한 처벌(67.9%) △대응 인력의 전문성 부족(31.7%) △아동학대 예방·대응을 위한 투자 부족(20.8%)을 꼽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잇따르는 아동학대 사건의 영향으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며 “아동학대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이에 대한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숨진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정부와 정치권은 아동학대 예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 대응 인력 부족 등 예방 인프라와 제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아동학대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제2의 정인이’로 불리는 경기 화성 33개월 입양아와 성폭행과 학대로 숨진 대전 20개월 영아 등 사망 사건도 잇따랐다. 

 

학대 위기 아동을 발굴하는 시스템인 ‘e-아동지원 행복시스템’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4만건 중 해당 시스템에서 발굴된 사례는 0.3%인 134건에 불과하고, 발굴 대상에 해당했지만 문제가 없다고 판명된 18만건 중 4800건이 추후 아동학대로 판정됐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지난 3월부터 즉각분리제도가 시행되는 등 정부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인프라 구축에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 등의 실효성을 높이고, 학대로 분리된 아이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기 전에 가정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프로그램 등에 예산을 투입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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