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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칼부림’ 현장 이탈한 사이 흉기 찔려… 피해자 “아내 식물인간 확률 90% 넘는다고”

입력 : 2021-11-19 21:00:00 수정 : 2021-11-19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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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응 남녀 경찰관 2명 대기발령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이모(48)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경찰관이 현장을 이탈해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흉기에 찔린 피해자 남편은 “식물인간이 될 확률이 90%가 넘는다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자 남편 A씨는 19일 YTN 인터뷰에서 아내의 상태에 대해 “(아내의) 뇌가 손상돼 산소 공급이 안 돼 하얗게 죽은 거다. 식물인간 될 확률이 90%가 넘으니까, (의료진이) 그렇게 생각하시라고...”라고 의료진의 말을 전했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평소 소음 문제로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4층에 사는 남성 이모(48)씨는 3층에 거주하는 A씨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 과정에서 A씨의 부인, 딸 모두 여러 신체 부위를 찔렸다. 이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이 찔린 A씨의 부인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지만,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이모(48)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피해자 1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YTN 캡처

경찰은 사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이씨와 피해 가족을 분리 조치했다. 하지만 이씨는 4층 집으로 올려보내진 다음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흉기를 휘둘렀다. A씨의 아내, 딸과 함께 있던 여경은 긴급 지원 요청을 한다는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 동료 남경이 있는 1층으로 뛰어 내려갔고, 당시 1층에서 남경과 대화 나누던 A씨는 비명을 듣고 3층으로 뛰어 올라가 흉기를 든 이씨와 몸싸움을 벌여 제압했다. 당시 A씨는 1층에 함께 있던 경찰관에게 올라가자고 했지만 따라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 2명은 무전으로 지구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사이 건물 1층 공동 현관문이 닫혀 잠기면서 이웃들이 현관문을 열어준 뒤에야 이씨를 체포했다.

 

피해 가족은 빌라를 관리하는 LH 측에 당시 상황을 입증할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난 것을 두고 ‘부실 대응’이라는 비난 목소리가 커지자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피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철저한 감찰 조사를 통해 직원들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찰청은 부실대응 논란을 빚은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B경위와 C순경을 대기 발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등 혐의로 이씨를 구속하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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