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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권성동 카드로 '당 장악력' 제고·'선거실무'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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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19 08:18:01 수정 : 2021-11-19 08: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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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오랜 만에 '실세형' 사무총장 등장해 눈길
당내 권력지형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
당 장악력 높이고, 선거실무 '디테일' 챙길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힘 의원 및 관계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권성동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4선 중진 권성동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은 당 장악력을 높이고 선거 실무를 챙기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당을 윤 후보 색채에 맞게 바꾸고 구체적인 선거 실무를 컨트롤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 사무총장이 등장하면서 당내 권력지형의 재편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권 의원이 실세 노릇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상왕,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원톱 체제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상왕과 실세 간 역할 분담이나 '케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탄핵 정국 이후로 잇단 선거 참패와 비대위 체제를 겪어오면서 과거보다 실질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졌던 보수정당의 사무총장직에 간만에 '실세형' 사무총장이 등장하면서 예전과 같은 존재감을 회복할 것이란 평가도 없지 않다. 윤 후보가 최측근인 권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서 당 사무총장으로 '돌려막기'한 것 자체가 절대적인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 안팎에서 권 의원이 '실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윤 후보가 당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준석 당대표와 미묘한 갈등 양상을 노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윤 후보의 의중대로 권 의원을 사무총장에 앉히면서 대선 준비에도 안정감이 더해지게 됐다. 일반적으로 사무총장은 당의 전략·조직·홍보·인사·재정을 총괄하고 시·도당 사무처를 관장하는 '당 살림꾼'이다.

 

윤 후보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권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자, 당 내에서도 역대 선거마다 대선후보들이 측근을 사무총장을 임명해 온 관례도 별다른 반대 없이 수긍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이방호 의원을,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는 이철우 의원을 후보 확정 직후 사무총장에 새로 임명했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서병수 사무총장이 친박계에 속했기 때문에 교체하지 않고 유임했다.

 

권 의원은 윤 후보의 죽마고우로 불릴만큼 측근 중 측근으로 평가된다. 경선 때 윤 후보를 돕기 위해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아 캠프를 장악하고 실무를 이끌었다. 윤 후보가 이런 권 의원을 당의 조직, 재정 등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앉혔다는 건 '실세형 사무총장'을 통해 당내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막대한 대선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데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선거국면에서 카리스마 리더십이 강점으로 평가받는 권 의원이 '0선 대선주자'인 윤 후보의 당 장악력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한 재선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선국면에서 사무총장은 대선후보를 서포트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호흡도 잘 맞고 중량감도 있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매번 대선마다 후보의 측근들로 사무총장이 교체됐고, 선수가 낮은 초·재선보다는 3선 이상의 중진이 사무총장을 맡는 게 후보의 당 장악에도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원톱 체제로 선대위가 출범한다는 전제 하에 상왕-실세 간 역할분담이 끝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 의원은 사무총장으로 내정되기에 앞서 김 전 위원장과 비공개로 회동하고 선대위 구성안을 상의한 바 있다.

 

윤 후보의 선대위에는 과거와는 달리 총괄선대본부장을 폐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이 사무총장의 지위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인 총괄선대본부장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전 위원장이 어젠다 세팅이 탁월한 만큼 큰 틀에서 선거전략의 줄기를 잡는다면, 권 의원이 이를 뒷받침하는 선거 전반의 ‘디테일’한 업무를 챙기면서 역할을 분담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비대위체제를 맡자마자 기본소득제를 화두로 던져 정치권의 큰 논쟁을 촉발하고 대형이슈를 선점했다. 국민의힘 정강정책에도 기본소득을 명시했지만, 세부적인 추진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이 디테일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치밀한 전략통인 권 의원이 이를 보완해줄 인사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한 윤 후보가 이 대표의 반발에도 사무총장 교체를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은 정국을 바라보는 감각은 탁월하지만 디테일에는 약하다"며 "선대위 구성이나 인선은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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