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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품귀 후폭풍… 고가 수입차도 ‘마이너스 옵션’

입력 : 2021-11-16 19:48:23 수정 : 2021-11-16 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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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포르쉐·아우디…
서라운드뷰·앱·위급시 호출 등
일부 편의 기능 제외하고 판매
“당분간 마이너스옵션 지속될 것”
일부업체 “부품 마련후 무상장착”
사진=BMW코리아 제공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수입 차량에도 ‘마이너스 옵션’이 등장했다. 수입차는 ‘풀옵션’이 기본이라던 기존의 판매 공식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수입차에서 일부 편의기능을 제외하고 판매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차량에 첨단 전자기능 탑재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는 높아졌는데, 반도체 품귀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빚어진 경우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중순부터 일부 모델에 한해 LTE(롱텀에볼루션) 통신 모듈을 제외한 차량을 출고하고 있다. 이 기능이 빠지면 SOS(위급신호) 기능, 메르세데스 미 애플리케이션 등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밖에도 일부 모델은 핸즈프리 엑세스와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도 제외된 채 출고되고 있다. 벤츠 코리아 측은 “부품이 마련되면 추후 무상으로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벤츠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차량 출고량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감소해 13개월 만에 수입차 1위 자리를 BMW에 내준 바 있다.

 

BMW코리아도 이달부터 6시리즈 GT모델에서 차 주변을 조감도 처럼 내려다볼 수 있는 ‘서라운드 뷰’ 기능을 빼고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BMW도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이 기능이 빠진 모델이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일부 차종에서 스티어링 휠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스티어링휠 자동 옵션을 제외한 채 출고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반도체 수급난이 해결되면 무상으로 옵션을 장착해 줄 계획이다.

아우디코리아도 2∼3개월 전부터 일부 차종에서 스티어링 휠(핸들)의 위치를 전동으로 조작하는 전동 스티어링 휠 컬럼과 무선충전 기능, 차창에 낀 성에를 제거하는 ‘클라이메이트 글라스’ 기능 등이 빠진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일부 편의 기능이 제외되고 있지만 이는 주행이나 관리에는 영향이 없다”며 “미적용 기능 등에 따른 가격 조정을 진행했다. 빠른 시일 내에 반도체 수급 병목 현상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독일 본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너스 옵션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올해 초부터 편의 기능 등을 일부 제외한 모델을 판매했다. 테슬라도 최근 C타입 USB 포트가 없는 일부 제품을 고객에게 우선 전달하고 추후 장착해 주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 원격 주차 보조기능이나 4륜구동 기능,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을 제외하면 출고 일자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계식 장치였던 자동차가 전자제품화하면서 과거보다 반도체 수요는 늘었는데, 최근 품귀현상으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올해 1325억개에서 2027년 2083억개로 연평균 8%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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