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文정부서 한·일관계 거의 망가져…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열 것”

윤석열, 외신기자 간담회

“中과 맺은 협정 아닌 입장 불과
안보 상황 따라 언제든지 변해”
北 감시 韓·美·日 군사협력 강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3불(不)정책’(사드 추가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 부정) 유지와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미 동맹 강화와 한·일 관계 개선에 힘을 실은 것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대북 억제력 강화와 함께 판문점에 상시 회견장을 두고 남·북·미 3자 상시회담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제안했다.

윤 후보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3불 정책에 대해 “중국과 맺은 어떤 협정도 아니고, 약속도 아니고 문재인정부의 그냥 입장에 불과한 것”이라며 “국가 안보 상황에 따라서 그 입장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경선 TV토론회 과정에서는 “(한·중 양국이) 서명한 것도 아니고 국가가 협정한 게 아니기 때문에 폐기하고 말고가 아니다”라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3불 정책’ 폐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후보는 미국의 전술핵 도입과 핵공유 방안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며 ‘3축 체계’ 강화를 위한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북핵 미사일에 대한 “‘3축 체계’ 새 방어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감시·정찰자산”이라며 이를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 관계가 감시·정찰자산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군사협력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밝혔다. 미국·인도·일본·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회의체 ‘쿼드’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쿼드 워킹그룹에 보건의료 관한 백신 부분에 참여하기로 했고, 첨단기술 등 나머지 쿼드 워킹그룹에 계속 참여를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현시점의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남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공개 반대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역적으로 진전되고 광범위한 경제 협력 관계가 수립된다면 평화협정과 종전선언이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남북 관계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북한 자체를 변화시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미래지향, 한·중 관계는 상호존중의 원칙에 따라 외교 관계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문 정부의 한·일 외교에 대해 “특정 국가와 외교 관계가 국내정치에 활용되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 대일 관계가 과연 존재하느냐고 할 정도로 외교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황“이라며 “양국 이익에 따라 실용주의적인 방향을 잡겠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의 해당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결과 위안부 문제 사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역사적인 DJ 업적을 언급했다”며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창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