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서머타임, 득보다 실 많아…특히 건강에 해로워

관련이슈 이슈키워드

입력 : 2021-11-12 17:00:35 수정 : 2021-11-12 17:00:33

인쇄 메일 url 공유 - +

여름철 표준시보다 1시간 앞당겨 하루를 시작하는 제도
일 일찍 시작·일찍 잠들어 등화절약·건강증진 위해 도입
서머타임 시행시 교통사고·뇌졸중·심장마비 발병률 증가
일주기 리듬 방해, 집중력·판단력 손상…여러 모로 손해
서머타임으로 불리는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2시 북미에서는 서머타임이 종료됐다. 이때부터 시간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지만, 내년 3월 둘째 일요일(13일) 새벽 2시부터 서머타임이 시작된다.

 

서머타임은 여름철에 표준시보다 1시간 일찍 앞당겨 하루를 시작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른 말로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이라고도 한다. 

 

이는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잠에 들어 등화를 절약하고, 햇빛을 장시간 쬐면서 건강을 증진한다는 근거로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서 처음 채택해 여러 나라로 확산됐다.

 

하지만 서머타임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는 교통사고 증가와 함께 뇌졸중·심장마비 발병률 증가 등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의학정보 웹사이트 ‘웹엠디’(WebMD)는 지난 5일 ‘일광절약시간의 폐해’라는 기사를 통해 이 제도가 건강상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수면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깨어있는 활동에 몰두하기 위해 여가시간을 보내겠지만,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이 건강에 중요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보스턴 소재 브리검과 여성병원의 수면·일주기 장애 분과장인 찰스 차이슬러 교수는 “잠자는 시간과 기상시간을 일치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많다”면서 “평소 시간에 자고 1시간 늦게 일어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서머타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서머타임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시작됐지만, 이것은 우리 신체 내부 시계와 경쟁하게 만든다. 뇌의 시상하부 내부에는 시각 교차 상핵(SCN)이라는 기관이 호르몬과 화학신호를 사용해 우리 몸의 시간을 동기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신체 시계는 간 기능, 면역체계, 생리작용 등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서머타임 실시기간 중 교통사고와 함께 뇌졸중·심장마비 발병률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15년 ‘수면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원들은 서머타임 실시 직후와 2주 전·2주 후의 주중 뇌졸중 발생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서머타임이 실시된 첫 이틀 동안 뇌졸중 발병률이 8% 더 높았고, 암환자일 경우에는 1년 중 다른 시기보다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25%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20% 더 높았다. 

 

또한 2019년 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머타임이 실시된 기간 동안 심장마비 위험이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주기 리듬의 방해는 또 집중력과 판단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작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서머타임 기간 동안 치명적인 교통사고 비율이 6%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이슬러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시간 차이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신체가 그 차이에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작은 조정이 때로는 큰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재 로마-린다대 수면장애센터 의료책임자인 라미즈 파고 박사는 “(서머타임이 끝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잃어버린 수면시간을 보충해주기도 하지만, 역시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미즈 박사는 특히 기분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서머타임이 끝나는 것이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서머타임이 끝난 직후 우울증 증세가 11% 더 늘어났다는 병원들의 보고가 있었다. 이것은 서머타임으로 인해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서머타임은 신체 리듬을 교란시켜 숙면을 방해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런 신체시간 전환을 더 쉽게 만들면서 추가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팁이 있다고 라미즈 박사는 조언했다. 그는 가능하면 시간 변경에 앞서 일정을 약간 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더 부드러운 전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루 전보다 15~20분 일찍 잠자리에 들면 몸이 시간의 변화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머타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수면부족의 일반적 원인인 술과 커피 피하기 ▲취침 전 스마트폰 보는 것 피하기 ▲수면 일정의 조절을 위해 낮잠 제한 ▲취침 후 몇 시간 이내에 과식 피하기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광복 후 1948년 정부 수립 때부터 1960년까지 서머타임이 시행됐었고, 이후 20년이 지난 1987년 ‘88 서울올림픽’ 때문에 잠시 복원했다가 올림픽이 끝나고 바로 폐지했다. 그 이후로는 서머타임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도입 당시에는 미국의 영향을 받아 실시했는데, 이후 ▲시간조정의 귀찮음 ▲사회적 비용 증가 ▲출근시간은 빠른데 퇴근은 늦게 한다는 현실적 우려 등으로 결국 폐지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다미 '완벽한 비율'
  • 김다미 '완벽한 비율'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