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진열장 없이 사방서 감상
“예술성과 조형미 온전히 표출”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로 손꼽히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실 2층에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기 전까지 국보 제78호, 제83호로 불리던 반가사유상을 위해 별도로 조성한 439㎡ 규모의 ‘사유의 방’을 12일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한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전용 공간에서 상설전 형태로 함께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두 반가사유상이 독립된 공간에서 한시적으로나마 함께 전시된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중앙청으로 이전한 1986∼1988년, 경복궁 시대를 마감한 2004년, ‘고대불교조각대전’이 열린 2015년 등 세 차례뿐이었다. 그나마도 두 점을 선보일 마땅한 장소가 없어 한 점씩 번갈아 전시됐고, 특별전 기간에만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듯한 불상으로,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두 점 모두 삼국시대인 6∼7세기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주조기술이 뛰어나고 조형성이 탁월해 국내 반가사유상 중 백미로 평가된다.
신소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제78호 불상은 날카로운 콧대와 또렷한 눈매가 특색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부드러운 미소와 근엄한 표정을 보여주고, 제83호 부상은 민머리 위에 단순한 보관을 쓰고 상반신에 원형 목걸이만 있을 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유리 진열장이 없어 불상의 아름다운 자태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사방에서 불상을 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신 학예연구사는 “두 불상의 예술성과 조형미를 온전히 표출할 수 있도록 조명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사유의 방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문화와 예술이 주는 진정한 위로와 치유의 힘이다. 신비롭고 오묘한 미소를 짓는 1400년 전 불상 앞에서 고요하고 평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유의 방은 언제든 무료로 입장할 수 있지만, 관람객이 몰리면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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