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벳 39점 폭발 승리 견인
프로스포츠리그에서 신생팀이 창단 첫 승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2021~2022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에 ‘제7구단’으로 새로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첫 승리를 더욱 힘겹게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기존 6개 구단에서 선수 1명씩을 데려갈 수 있는 신생팀 특별 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 대신 장기적 안목으로 키울 젊은 선수들을 지명한 탓이다. 결국, 주전 경험이 일천한 저연차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만으로 팀을 꾸렸다. 그나마도 선수단 구성이 늦어져 제대로 된 훈련을 1개월여밖에 진행하지 못한 채 리그에 나섰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19일 KGC인삼공사와의 창단 경기에서 첫 세트를 따내는 등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회에 목마른 젊은 선수들이 패기로 만들어내는 투혼의 플레이가 예상치 못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에는 무패를 달리던 리그 1위 현대건설과 풀세트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첫 승을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기대감이 첫번째 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현실이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9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21 25-21 22-25 25-23)으로 제압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엘리자벳(22)이 양 팀 최다인 39점을 몰아친 가운데 무명 선수들이 탄탄히 뒤를 받쳤다.
1세트는 초반 10-14로 끌려가다 박경현과 엘리자벳 등의 공격으로 동점을 만든 뒤 기세를 잡아 따내는 데에 성공했다. 여기에 엘리자벳의 활약으로 2세트도 손에 쥐며 IBK기업은행을 막바지로 몰았다. 그러나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 등 국가대표들의 관록을 앞세운 IBK기업은행에 3세트는 내줬다. 4세트도 18-20으로 뒤졌지만 IBK기업은행이 김희진의 부상 속에 어수선한 틈을 타 역전에 성공해 끝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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